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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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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한국 문학과 사상 수업 질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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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를 만들 때에 중세를 부정하기 위해서 고대를 긍정하고 계승한 것과 같은 일이 근대를 극복하고 다음 시대를 이룩하기 위해 다시 필요해 중세를 긍정하고 계승합니다. 그것이 발전이 순환이고 순환이 발전인 이치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고대의 재현도, 중세의 재현도 아닌 새로운 시대의 창조입닏아. > 중세에는 모든 중생은 불성을 가지고, 신 앞에서 평등하고, 알라를 믿으면 다 형제라는 중세보편주의가 민족의 경계를 넘어 문명권 전체에 널리 통용되었습니다. 문명권끼리는 심각한 충돌이 있었으나 문명권 내부에서는 동일한 가치관을 누구나 받아들였습니다. 기독교의 신교와 구교의 싸움은 중세 때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문명권 전체의 동일한 가치관은 민족주의 시대인 근대에 이르러 파괴되었습니다. 보편주의를 문명권의 범위를 넘어선 인류 전체의 것으로 확대해 계승하는 것이 지금의 과제입니다. 문명권의 차이, 민족문화의 다양성을 모두 인정하고 포괄하는 새로운 보편주의를 마련해야 합니다. > 각문명권은 중세에 이룩한 보편종교의 유산을 새롭게 활용하면서 다음 시대로 나아가는 것이 마땅합니다. 동아시아는 유교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나무라지 말고, 유교의 긍정적인 의의를 어떻게 발현해야 할 것인가 노력해야 합니다. 사람다움의 근거에 관한 유교의 이치 특히 신의에 관한 믿음을 버리고 중국, 한국, 일본, 월남인이 다시 화합하기는 어렵습니다. > 그러면서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의 보편주의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자세를 가져야 마땅합니다. 교수님 답변 잘 들었습니다. 전 어제 바로 답변을 해 주실거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바로 답변이 올라와 있어서 한편으론 놀라고 한편으론 너무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생각이 뇌리를 스쳐서 이렇게 다시 한번 글을 올려봅니다. 일단 교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단순히 문명권간의 혹은 계급 민족간의 유기체적인 화합을 강조하시는 것이 아니라 보편주의를 바탕으로 각 문명권에 나타난 혹은 각각의 문학에 나타난 서로 상반되기까지 한 구체적인 사실로부터 일반론을 이끌어 내어 그것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말씀 말이죠. 제가 아직 '인문학문의 사명'이라는 교수님의 저서를 읽어보지 않아서 교수님께서 인문학문과 사회과학간의 차별성을 어디에 두시는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즉, 인문학문은 한 사회를 이루는데 있어 Software적 측면을 그리고 사회과학은 Hardware적 측면을 다룬다고 말이죠. 교수님께서 연구하시는 문.사.철 혹은 그 이상의 여러 인문학문에서 사회 구성원 내의 여러가지 사상과 생각 등의 내적인 측면을 담당하고 법과 제도 등은 그러한 것들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사회과학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아니 그것보다도 더 인문학문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일이던 간에 기초 혹은 기본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고서는 제대로 무언가를 이루어 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역사적으로 봐도 잘못된 사상이나 이론 체계때문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눈물과 피를 흘려야 했습니까...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교수님의 주장들은 제게 한편으론 충격으로 다가왔고 또 한편으론 의구심으로 다가왔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문.사.철의 연구를 통해 하시는 '인류는 혹은 세계사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고 또 하나다.'라는 이야기-제 식견이 짧아서 이렇게 받아들였습니다. 많은 지적 부탁드립니다...-는 어쩌면 위에서 말한 Software적 측면에서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인류 모두가 아니 인류들간에서만이 아니라 자연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것들과 서로 화합해 나간다는 사상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이상적인 사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행동이나 혹은 국가간 또는 민족문제에 있어서도 이런 근본 사상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이죠... 그런데 현실세계를 보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전에도 각 종교간의 평등사상이라던지 원효의 화쟁사상 기타 등등 "화합"을 강조하는 좋은 사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왜 이렇게 자꾸 힘의 논리가 앞서는 약육강식의 시대로 가는 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교수님 말씀대로 사람들이 그러한 것이 있는지를 제대로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인간의 이기심과 관련된 '현실적으로 급박한 것들'에 의해서 그러한 좋은 생각과 사상들이 뒷편으로 밀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말하는 '현실적으로 급박한 것들'이라는 것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마도 "경제력"이겠지요. 이전에 어느 책에선가 이런 말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유럽이나 유네스코에서 각 문화간의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이유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 저자가 누구였고 또 어떤 책이었는지는 군대가기 전에 읽은 것이라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사람의 논리는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유네스코와 또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각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해 주려고 하는 노력의 이면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있다. 즉, 유럽은 세계전체가 "미국화"되어 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미국의 강력한 경제력에 경제력으로 맞붙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독일은 전 세계 GNP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또한 그 중에서도 미국은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의 나라들이 미국에 경제적 혹은 다른 여타의 이유로 대항해 봤자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인 미국을 잃는 것 뿐이다. 그렇다보니 유럽에서 할 수 있는 전 세계의 "미국화"를 막는 길은 결국 "명분론"밖에 없다. 즉, 유네스코라는 국제 연합 전문 기관을 등에 없고 각 문화 혹은 문명간의 다양성을 존중해 나가는 방향으로 미국에 맞서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수님께서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만약에 이 사람의 주장이 맞다면 결국 유럽이나 유네스코에서 현재 각 문화간의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것은 유럽 자신들이 미국의 경제력에 맞서기 위한 수단에 하나라는 것 아닙니까? 물론 단지 이것뿐이라는 것은 비약이 있겠지만 말이겠지요. 그렇다면 거꾸로 유럽이 미국에 대한 경제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면 소위 말하는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전 세계 문화권에 단일한 문화를 요구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교수님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현실 세계가 경제력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 보다는 국제 기구 내에서 그러한 경향이 덜 하기에 미국의 그러한 경제력을 바탕으로한 독주에 유럽 혹은 아시아의 나라들-물론 일본은 제외합니다.-이 제동을 걸 수 있겠지만, 상황이 반대가 되었다면 미국 혼자 혹은 아시아의 나라들로 유럽의 독주를 막을 수 있었을지는 의문입니다. 결국에 현실세계에서의 헤게모니는 소련이 붕괴된 다음에는 "경제력"을 쥔 쪽으로 넘어간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옳다고는 하더라도 그것이 "현실이데올로기"와 맞물리게 되면 소용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번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보십시오. 물론 그런 테러를 감행했다는 게 잘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은 뚜렷한 증거없이 아프간공습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세계각국의 나라들은-제가 알기론 말레이시아 대통령만이 공습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한 나라의 수장으로서 공식적으로 제기했을 뿐!!-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이름하에 찬동하고 나섰습니다. 아무 것도, 정말 10년 동안의 긴 내전으로 인해 국가 전체가 피폐해진 그런 나라에 단지 '알 카에다'라는 테러 조직의 수장인 '오사마 빈 라덴'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나라 사람들은 평생 아니 몇 세대가 벌어도 벌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가격의 미사일들을 퍼부었습니다...도대체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포격을 받아야 하는지 전 잘 이해를 못 하겠더군요. 그래도 각국의 나라들은 그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그저 미국의 비위를 맞추어 줄 뿐...그러한 것을 보면서 "바로 이러한 것이 현실이구나..."라는 씁쓸한 감을 없애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깔려 있기에 교수님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면서도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이러한 것을 이루어 내실려고 하는지요? 단순히 상아탑 속에서의 이론이라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한 이야기를 교수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아울러 교수님께서는 '한국의 문학사와 철학사'라는 책의 서두에서 "나의 학문의 방향은 두 가지 인데, 하나는 '문학과 철학의 관계를 논해 문학 연구의 이론적 확장을 다지고, 학문 일반의 문제를 새롭게 해결하자.'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문학과 외국 문학의 관계를 이루어 세계 문학 일반론을 다시 이룩하자.'라는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전자를 體라고 하셨고 후자를 用이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보기엔 전자는 결국 "生克論"으로 귀결된다고 여겨지는데, 生克論의 핵심은 과연 무엇입니까? 혹시 그 속에 "調和와 人間"이 중심을 이루고 들어 있는지요? 만약에 그 밖에 또 무엇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지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러면 수업시간에 뵐께요...*^_^* IP Address : 147.46.179.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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