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국에 대한 선생님의 탁월한 현실분석과 대안을 잘 읽었습니다. 자신의 전공지식을 뛰어넘어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과감하게 실천하시는 모습은 우리 시대의 공자요, 맹자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견해를 퍼나르기 전에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어서 우선 질문을 올립니다. 우선 선생님의 쇠고기사태를 바라보는 관점과 좌파 우파에 대한 견해에 대해 異意 겸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쇠고기 사태를 바라보는 선생님의 견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미국과 쇠고기협상을 성급하게 추진하다가 실리가 손상되게 한 것이 누구나 알고 있는 실수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때의 실수란 우리나라 전체의 경제적 실리의 손해가 아니라, 국민건강주권을 잃게 만들었다는 점임일 지적하고 싶습니다. 쇠고기 협상문제의 핵심은, 이제 우리나라도 먹고 살 만큼 되었는데 무엇 때문에 이제 와서 광우병감염가능성이 있는 쇠고기를 먹어야하는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입니다.
또한 선생님께서는 쇠고기 수입에 관한 추가협상을 해서 문제를 상당한 정도로 해결했다고 말씀하시나, 추가 협상 후 우리나라정부 발표 내용과 미국정부발표 내용이 전혀 다른 것을 보면, 국민들이 처음 제기한 문제가 제대로 해결된 것이 없다라는 점입니다.(이에 대한 자세한 자료는 인터넷 여러 매체에 산재해 있습니다. 그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더군다나 정부는 쇠고기사태의 심각성을 모른 채, 끊임없이 거짓말을 늘어놓는 임시미봉책만 내놓음으로써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감만 잔뜩 키워놓았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 사태의 본질은 많은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를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데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정권타도란 구호도 자연스럽게 터져 나온 게 아닌가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금번 사태의 해결은 많은 국민들이 요구하는 대로 정부가 금번 협상의 실수를 인정하고, 국민이 원하는 수준에 버금가는 정도로 쇠고기문제를 다시 매듭짓는데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정부의 굴욕이 아니라, 국민의 위임을 받은 정부로서 최소한의 국민에 대한 의무입니다. 그래야만 그 동안 실추된 국민의 신뢰를 다소나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며, 이명박 정부가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국정운영을 나름대로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 쇠고기 문제의 해결은 협상권을 갖고 있는 현 정부의 태도 변화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좌파 우파에 대한 선생님의 말씀에 대해 질문 드리고자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우파에서는 상생을 선호하고, 좌파에서 상극을 주장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제 생각엔 좌파건 우파건 상생 상극이 공재하며, 좌파 역시 궁극은 상생을 지향하는 집단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데 선생님의 견해는 어떠신지요?
더욱 근본적인 의문은 우리나라에서 좌파란 무엇이며, 우파란 무엇인지 하는 점입니다. 선생님께서 서구라파 정치상황을 염두에 두고 말씀하신다면 과연 우리나라에 제대로된 우파 좌파가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제가 보기엔 한나라당이건 통합민주당이건 모두 우파일색이고, 기껏해야 소수당으로 전락한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정당 정도인데, 현재 우리나라는 좌파가 더 큰 힘을 가지는데 이르렀다고 하신 말씀이 얼른 납득되지 않습니다. 현재 엄연히 우파가 행정 사법 의회 권력을 몽땅 장악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혹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세력을 좌파로 본다면 그 좌파 세력이 현재 삼권을 장악한 우파 권력집단보다도 더 큰 힘을 갖고 있다는 말씀이 됩니다. 만약 그렇다면 선생님 말씀처럼 쇠고기 문제는 좌파세력의 양보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고밖에 볼 수 밖에 없겠습니다.
허나 제가 보기엔 역시 힘을 갖고 있는 세력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집단인 現집권세력이지, 길거리에서 쇠고기협상의 잘못을 지적하는 세력에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 순간에도 사법처리대상으로 몰려 쫓기고 있는데 어찌 그들을 힘이 더 센 세력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쫓기는 그들이 집권세력보다도 더 많은 국민의 동정과 여론을 등에 업고 있다해서 힘이 세다고 한다면 뭔가 어폐가 있지 않을까요? 현정부가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책을 수행하게 되면 순식간에 그 여론은 뒤바뀌는 것일텐데 말입니다. 혹 부부관계의 이면을 갖고 국가권력과 대항세력에 대입하고 있다면 잘못 적용된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역시 현재 최고의 권력을 지닌 집단은 정부일 수 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이 문제에 대해 저의 모자란 생각이 있다면 잘못을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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