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일 교수님께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뻬드로 교수님이 보낸 책은 받으셨는지요. 두 달 쯤 전에 부쳤다는 소식을 어렴풋이 들은 것 같습니다. 부디 잘 도착하였으면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교수님께서 김소월의 진달래 꽃 에 대해서 글 쓰신 게 있는 걸로 아는데, 어느 책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절판된 책도 많고 해서, 혹시 이 곳에 올려 주시면 안 되나 해서요. 그리고 "시조의 이론, 그 가능성과 방향설정" 도 올려 주실 수 있는지요.
그리고 김소월을 비롯해서 민요시에 관련된 연구로 가장 중요한 것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려주십시오.
멀리 있다보니까 자료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살 수 있는 책들은 가족들에게 사서 부치라고 하는데, 다른 방법으로 찾아야 하는 자료는 부탁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얼마전에 어떤 이탈리아 학술지에서 아시아 특집호를 낸다고 청탁이 들어와서, 제 지도교수님과 시조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시조작품 7개랑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스페인어로 번역하여 아티클의 형식으로 보냈습니다.
진달래꽃을 영역한 것을 보니까 정말 영어는 너무 가볍고, 한국시를 옮기는 데 사용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빈약한 언어란 것을 느꼈습니다. 유행가 가사처럼 유치하게 들리더군요.
스페인어는 동사의 형태도 다양하고 시제도 아주 풍부해서 그나마 진달래꽃을 영어보다는 훌륭하게 옮긴 것 같습니다. 물론 네이티브인 제 교수님과 합작으로 한 것이지요. 이 나라 시인들에게 보여주니, 다들 감탄을 하면서 이 시인이 누구냐고 묻습니다. 접동새는 도저히 아직 자신이 없어서 다음으로 미루었습니다, 제 교수님께서 제 논문에 민요시에 대한 언급도 꼭 넣으라고 하시네요. 진달래꽃은 아주 개성이 풍부한 걸작이라고 하십니다.
너무 길어졌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혜경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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