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다 글을 쓰려면 이름을 밝히고, 자기 소개를 하고, 한글 맞춤법과 언어예절을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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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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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한양대 국문과 이도흠 교수님의 서평에 대한 선생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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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에서 다른 분에게 글을 청탁했다가 비판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싣지 않고 새로운 논평자를 찾아 글을 다시 쓰게 했다고 들어 알고 있습니다. 비판이 많은 글을 쓰느라고 수고했습니다. 비판은 대상으로 삼은 작업의 내부의 차질를 거론하는 데서 시작하고 논자의 대안을 제시하는 데서 끝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비판을 다시 봅시다. (가) "서양의 단선적인 철학을 떠나 생극론이라는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조화가 갈등이고 갈등이 조화이며, 순환이 발전이고 발전이 순환이라 발전이라는 원리를 통해 세계문학을 하나로 꿰어낸다. 고통과 시련 속에서 주옥 같은 문학이 싹을 티우고, 변방의 문학이 힘과 상상력, 역사적 통찰을 가지고 중심을 대체하는 구체적 실상을 문학작품을 통해 밝힌다." (나1) "구조적 통찰을 해야 한다." (나2) "문학과 사회는 따로 놀고 있는 느낌이다." (나3) "다분히 서양적이다", "자립학의 경향이 보인다" (다) 문학사를 미술사와 함께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라 불상의 쇠퇴과정을 보라. 요지를 간추리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가)와 (나1),(나2),(나3)는 상치됩니다. (나3)의 두 발언은 그 자체로 상치됩니다. 내 작업의 차질을 말하려고 하다가 논자의 발언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가)는 정태적 구조주의나 변증법에 대한 비판적 대안인 생극론의 구조에 관한 통찰인데, (나1)에서 새삼스럽게 무엇을 주장하는지 의문입니다. 정태적 구조주의를 택하거나 변증법의 구조로 되돌아가라고 한 것이 아닌가요 ? (가)는 문학과 현실의 관계를 계급모순에서 파악하는 관점의 편향성을 민족모순이 더욱 중요한 모순임을 밝히면서 시정한 성과인데, (나2)라고 하는 것은 계급모순이라야 현실이라고 하는 말이 아닌가요 ? (나3)에서 나의 생극론이 "이분법적이어서 다분히 서양적이다"고 하기 위해 최한기의 어느 저술에 서양 사람이 한 말을 적혀 있다는 증거를 든 것은 엉뚱한 연결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생극론의 상극 측면은 변증법과 같은 투쟁노선입니다. (2) 생극론의 원천은 <노자>,<주역>에서 시작되고 서경덕에게 가장 많이 빚지고 최한기는 맨 나중입니다. (3) 최한기의 저작 가운데 기철학을 재창조한 중심부분이 생극론과 관련되고, 서양학문에 관한 중국의 소개서를 보고 베껴둔 부분은 사상의 원천일 수 없습니다. 최한기가 남긴 글을 중요도를 가려 다루어야 합니다. 남의 글을 옮겨 적은 것이 있다고 해서 중심사상도 표절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최한기는 독서를 너무 많이 한 탓에 그런 부당한 명예훼손에 시달려왔습니다. 최한기가 당하는 명예훼손이 내게까지 파급되니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나3)에서 "자립학의 경향을 보인다"고 한 할 데서 쓴 "자립학"은 "국학"이라는 다르게 일컬은 나의 용어입니다. 나는 그런 용어를 쓰면서 자립학이 발전해서 창조학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1)(나2)(나3)의 비판은 (가)를 부정합니다. 그럴 수도 있으나 절차와 방법이 문제입니다. 변증법과 생극론의 논쟁을 <<세계문학사의 전개>>를 쓰기 전에 이미 여러 저술에서 다각도로 전개하고 그 성과를 간추렸으므로 반론을 제기하려면 선행업적을 다루어야 합니다. 선행저작에 대한 언급이 없어 비판의 타당성을 스스로 축소합니다. 이번 책 내용이 "요약 진술"인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논문의 본론은 보지 않고 결론만 보고 논의가 부족하다고 하면 되는가요 ? 무엇을 어떻게 요약했는가 문제삼아야 합니다. "우리 이론을 재검토한다"는 기획물의 하나를 맡아 글을 썼으므로 나의 이론을 자초지종 살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지면 부족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으나, 글 후반으로 가면 논지에서 벗어나지 않았는가 의심되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다)는 (나)와는 달리 비판에 대한 대안입니다. 그러나 논자의 대안이 아니고 논자가 내 저작과 비교대상으로 삼은 하우서가 유럽문학사에서 이미 한 일입니다. 그 작업을 세계적인 범위로 확대할 수 있는가, 신라 불상을 두고 한 말이 얼마나 일반화될 수 있는가 의문입니다. 그런 작업을 모든 나라의 불상, 다른 여러 종교의 성상 조각에 관해서도 진행되어야 세계문학사을 확장하는 데 쓰입니다. 나는 그리스의 조각과 비잔틴의 회화를 비교해 고대와 중세의 차이를 설명했습니다. 그 작업을 세계 전체로 확대하지는 못했습니다. 미술사뿐만 아니라 음악사까지 문학사까지 합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인 줄 알지만 나는 시도 하지도 못했습니다. 하우서는 우리말 번역서로 4권이 되는 분량으로 유럽에서 문학사와 미술사가 어떤 관련을 가졌는가 논하고, 나는 선행저서까지 10여권에서 문학사,언어사, 철학사, 정치사, 사회사를 다각도로 연결시켜 논했습니다. <<철학사와 문학사 둘인가 하나인가>>, <<소설의 사회사 비교론>>을 무시하고 문학사와 미술사의 관련을 말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고 하는 것은 공정하기 못한 논평입니다. 문학 연구의 다각화와 확대, 인문학문 전반, 학문일반을 위한 나의 노력을 무효로 돌리려면 그만한 노력을 해야 하고 논자의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논자는 하우사처럼 하겠다는 것은 아니겠지요 ? 논자는 하우서와 조동일을 다 넘어서야 합니다. 하우서로 돌아가자고 하면 앞으로의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논자는 생극론을 변증법으로 되돌리려고 하면서 내 작업은 "다분히 서양적"이라고 나무라는 것은 타당한 진술일 수 없습니다. 논자는 패기에 찬 젊은이이고, 이론 창조에 열정을 가진 것으로 압니다. 조동일을 크게 넘어서는 작업을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분발을 촉구하고 앞으로의 성과에 기대합니다. 하우서나 변증법으로 되돌아가자고 한다면 그것은 너무나도 소극적인 대응책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하우서와의 비교론을 길게 늘이다가 자기가 할 말을 하지 못한 것이 잘못입니다. 논자가 거론한 '화쟁학'이 내가 말하는 '생극론'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극론'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대안인지, 이것이 가장 긴요한 과제입니다. 나는 '생극론' 속에 '화쟁학'이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논자의 견해는 어떤지 말하기 바랍니다. 길고 알찬 글을 다시 쓰면 좋을 것입니다. 원고를 청탁하는 쪽에서 비판을 많이 하라는 주문을 별반 준비 없이, 선행저작을 널리 검토할 겨를을 가지지 못하고 받아들여, 자기 학문을 전개하는 데 장애가 되는 수고를 하지 않았는가 걱정이 됩니다. 비판을 위한 비판, 그것을 '시비학'으로 규정하고 경계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했습니다. 시비학의 유혹을 물리치고 창조학으로 매진하기 바랍니다. 주문생산을 하지 말고 계획생산을 하자. 신문이나 잡지에 글을 쓰더라도 편집자의 요구에 부응하지 말자. 그래야 상업주의의 유혹에서 벗어나 할 일을 한다. 나는 이런 말을 신조로 삼아왔습니다. 창조학의 출발점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 신문에 함께 나와 있는 다른 여러 사람의 비판은 너무 간략해 무엇을 말했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려우나,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특정 반론자가 "나는 그런 뜻으로 말하지 않았다"고 하면 무효가 될 논의를 전개하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만나게 되는 전형적인 반론에 대해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응답을 합니다. "이론중심주의의 함정"을 지적한 말은 어떤 이론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론과 이론의 토론은 가능해도 이론과 부정의 토론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론이 아닌 사실로 이론에 대한 반론을 삼는 것은 학문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다른 논평자들은 내가 사실 열거에 치우친다고 비판합니다. 양면을 각기 지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과 이론의 합치는 학문의 생명입니다. 검증하고 비판해야 할 과제입니다. 해야 할 과제는 버려두고 "실체론적 진리관에 입각한 이론중심주의의 함정"에 빠졌다고 비난하는 것은 철학적 정당성을 어떻게 주장하든, 문학사, 더 나아가서 모든 역사 연구를 방해합니다. 문학사학은 문학이라는 실체를 연구해 이론화하는 학문입니다. 문학사는 근대의 국가주의를 바탕으로 하므로 버려야 할 것인 듯이 말하는 반론자에게 국문학사를 이룩하기 안확, 조윤제 이래로 얼마나 애썼는가 알아야 한다, 전후좌우가 하나로 연결된 문학사를 이제야 이룩했으나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아 미완성이어서 고민이다. 여기까지를 강조해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문학사를 외국에도 내놓는 단계에 이른 것이 어떤 의의를 가지는가 알아달는 데까지 나아갈 필요는 없겠습니다. 그러나 근대를 극복하는 새로운 문학사를 이룩하는 노력에는 마땅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요구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문명권문학사, 세계문학사로 나아가 시야를 확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방문학사를 지향해 관심을 좁히는 노력을 알고, 문학사를 사상사나 사회사와 합치는 작업을 논의의 대상에 두어야 반론을 펼 자격이 있습니다. 관중은 무어라고 말해도 자유이지만, 선수라면 나의 대안과 자기 대안이 어떻게 다른가 말해야 합니다. 문학사를 해체하면 근대의 잘못을 청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근대의 완성과 극복을 함께 하는 힘든 과제를 해결하려면 고도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동참자는 많아야 하고 방해꾼은 물러나야 합니다. 위에서 든 두 가지 반론이 모두 포스트모더니즘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둘을 합쳐져서, 이제 거대이론의 시대는 끝났는데, 문학사의 이론을 만드는 것은 헛되다고 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경향을 띤 시비학이 유행하면서 대안은 고려하지 않는 비판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대안을 요구하다다가는 대안 중독증에 걸렸다는 말을 듣기까지 합니다. 비방으로 일삼아 인기에 편승하는 발언이 신문 잡지에 자주 오르면서 진지한 학문연구를 방해합니다. 뒤틀린 문체로 사고를 혼란시킵니다. 학문을 시작하는 입문자들이 그 쪽으로 쏠리는 것이 크게 우려할 만한 사태입니다. 그 속에 시비학 수입업이 깨어들어 수입학의 재흥을 노리고 창조학은 야유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그래서 포스트모더니즘과 싸워야 합니다. 이번에 내 학문을 비판한 논자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국문학계에서 해온 통상적인 연구를 더 열심히 하고 그 성과를 꾸준히 확대하고 심화해야 엇길로 나가지 않게 됩니다. 기이한 시도는 대성을 가로막습니다. 내가 하고자 하면서도 하지 못하는일을 더 큰 힘으로 감당해주기를 간절하게 바라면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성실한 자세를 가져달라고 당부합니다. 30년은 지난 뒤에 결산을 할 수 있을 것인데,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터이니 말참견할 수 없습니다. 세계학문 혁신의 성과를 널리 펴내 역사의 중심축을 돌려놓고자 하는 희망을 달성하는 역군이 되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내게 대한 비판이 그렇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학문에 헌신해온 보람이 있겠습니다. 비판이 더 넓고 깊게 이루어져야 그럴 수 있기에 분발을 촉구합니다. 거대이론을 더 잘 만들어 제1세계의 실질적인 독주, 제2세계 이념의 독선을 시정하는 대안을 제시해아 합니다. 이 글을 새벽 3시경에 처음 쓰고 거의 온종일 두고두고 고쳤습니다. 읽는 분들이 혼란을 느낄 것 같아 결정적인 오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그만 고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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