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위해 생각한 바를 옮겨 적는다.
북한을 살리는 경제 발전이 시급한데 무슨 딴 소리냐 하고 나무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경제 발전은 어떻게 해서 이루어지는가를 들어 응답한다. 경제 발전은 두 가지 동기에서 시작한다. 하나는 돈을 벌자는 것이고, 또 하나는 창조적 발상을 시험하자는 것이다. 앞의 것은 정보화 시대 이전의 낡은 동기이고, 뒤의 것은 정보화 시대 이후의 새로운 동기이다. 미국의 경우를 들어 말하면, 록펠러 시대와 스티브 잡스 시대가 다르다.
돈을 벌기 위해 북한에 투자하기만 하면, 개성 공단의 전례에서처럼 저임금에서 수익을 얻기나 하고 북한 경제의 독자적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북 누가 하든 창조적 발상을 시험해야 북한 경제도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북한 사람들이 스스로 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 돈을 잘 벌도록 하는 경영학보다 창조적 발상을 하도록 하는 철학이 월등이 중요하고, 북한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창조적 발상에 의한 새로운 기술 개발은 엄청난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이 어떻게 하면 되는가? 투자를 많이 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 관리를 위해 조직이 방대해지기나 한다. 높은 사람이 시키면 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높은 사람은 자기의 무식을 따르지 않으면 배척한다. 결재를 거치는 단계가 복잡해지면 되는 일이 없다. 컴퓨터를 잘 다루면 일이 되는 것도 아니다. 글씨를 잘 쓰면 좋은 시를 지을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
투자가 선결 조건이 아니고, 결재를 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놀고먹어도 그만이고 실패해도 되는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조건에서, 창조적 발상이 모처럼 닥쳐왔다고 스스로 판단하면, 시상이 떠올라 종이에다 글을 쓰듯이 컴퓨터를 이용해 구체화하면 된다. 창조적 발상을 가능하게 하는 통찰력, 그 근거가 되는 철학이 최상의 가치를 가진다.
북쪽에서는 철학을 존중하지만, 경직된 철학이어서 창조를 방해한다. 남쪽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철학을 죽이면 그 반작용으로 유용한 기술이 발전한다고 여긴다. 양쪽 다 철학을 살려야 한다. 경직된 철학을 살리는 것과 없애는 철학을 살리는 것은 어느 쪽이 더 어려운지 시비하지 말고, 장단점을 보완하면서 함께 진행해야 한다. 조상 전래의 철학 유산이 동일하기 때문에 힘을 합쳐 이어받고 발전시켜야 한다.
이렇게 해도 알아듣지 못하면 구체적인 예를 들어 더 쉽게 말하겠다. 자동차를 손을 대지 않고 말로 조작하는 기술을 누가 개발하는가를 두고 세기의 결투가 벌어지고 있다. 자본도 조직도 아닌, 뛰어난 창조력이 결판을 낸다. 기계공학이나 컴퓨터공학과 거리를 두고 탐구를 시작하는 언어학,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고 천대받기만 하는 언어학에서 놀라운 발상을 하는 인재가 나타나야 한다. 철학 창조를 언어학에서 구현하는 비약을 성취해야 한다.
스스로 깨닫고 자기 노력으로 성장한 우리 인재를 국내에서는 알아보지 못해 일할 기회를 주지 않고, 미국은 파격적인 대우를 하고 데려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미국에서 개발한 기술을 사다가 말로 조작하는 자동차를 뒤늦게 만들면 수지가 맞겠는가? 이것이 지금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사태이다. 이런 사태를 위정자들은 모르고 딴 소리를 하니 기가 막힌다.
탓하고 나무라는 것을 능사로 삼지 말고 할 일을 하면 되는가? 창조력을 죽이는 교육에 시달리느라고 너무 힘들다. 발군의 인재가 입시에 실패해 자포자기를 해야 한다. 교육을 바로잡는다는 빈말을 오늘도 계속해 인기를 얻으려고 하면서, 능력을 죽이고 인재를 말살해 나라가 망하게 한다.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는 것이 거짓말이게 한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싸우려고, 나는 강연을 하고 책을 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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