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학에 입학하는 방법이 너무 다양하고 복잡해서 모두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중엔 대학 본고사도 실시되고 있습니다. 저는 대입 본고사를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본고사의 수준을 높이는 것에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제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中, 高에서 절대평가를 실시하면,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게끔 시험문제를 쉽게 출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교육 수준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렵게 출제하는 대학본고사에 따라갈 수 없어, 학교수업 외의 과외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저는, 과외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교육 자체가 왜소해지고 파행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대학본고사를 실시하는데 굳이 中, 高에서 절대평가를 해야만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둘째, 현재 중학교까지는 평준화되어 있어서 추첨으로 진학합니다. 고등학교도 대체로 평준화 되어 일반계(인문계) 고교의 경우 추첨으로 진학합니다. 다만, 실업계(공업, 상업, 농업, 수산업 등)와 특목고(과학고, 외고 등)와 자립형사립고의 경우엔 특별한 입학전형(주로 성적)에 의해 진학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절대평가 도입으로 인한 전면적인 본고사 실시는 특목고 일류-자사고 이류-일반계 삼류- 실업계 사류로 고착될 것은 뻔한 이치입니다.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때문에 도입된 고교평준화가 유명무실해질 것입니다. 이번 절대평가 도입은 현정부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자사고 육성정책과 관련이 깊다고 생각됩니다. 올해 자사고 51곳 중 16곳이 미달사태를 겪었고, 이대로 가면 현정부의 자사고 정책이 좌초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니까요. 절대평가를 도입하려면 우선, 현재 고등학교 서열 체제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특목고와 자사고가 수도권의 상위권 대학을 석권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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