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쓰신 '영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을 읽는 내내 마음이 긴장되고 정신이 집중되는 체험을 했습니다. 방대한 학문을 해오신 선생님의 주장이 짧은 글 속에 다 녹아있었습니다. 문학사가의 통찰이 종교인, 역사학자, 사회과학자의 협애한 안목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일갈은 통쾌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선생님의 혜안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적극 응원하면서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한문과목은 선택과목이고, 학교당국과 학생들의 선택 비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한문이 어려운 암기과목이다보니 학생들이 회피하고, 실제 생활에서도 한문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문을 전공해도 취업이 어렵다 보니, 대학의 한문학과나 한문교육학과도 축소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대학원 과정에서 소수의 학생들이 한문을 공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동아시아 문명을 다시 회복하는 방안으로 한문의 부활을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한문의 부활이란 오늘날 영어처럼 대중 교육을 뜻하는 건지, 아니면 소수의 한문 전문가를 양성하는 수준에 머무는 건지요? 한문 대중 교육을 지향한다면, 한문이 死語로 전락해가는 현재 추세를 되돌릴 방안이 있어야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선생님의 복안이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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