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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일

	[re] 고려속요의 명칭에 관하여 여쭙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한국문학통사》와 《한국문학강의》 2권을 읽다 보니 고려속요에 관한 설명이 조금 다르게 전개되고 있는 것 같아 여쭙니다. > >통사 2권에서는 고려속요의 명칭에 관하여, 이것은 내 견해입니다. > >속악의 노랫말은 속악가사라고 한다. 조선 초기 16세기 무렵에 편찬한 것으로 보이는 <악장가사>에 아악가사와 함께 속악가사를 수록해 놓았다. 아악가사는 대부분 한문이고 조선 시대에 만든 것들이다. 속악가사는 국문 음이 달린 한문이거나 국문이며 고려 시대부터 부르던 것들이다. (중략) <악장가사>에 전하는 그런 작품을 수록되어 있는 순서대로 들면, <정석가>, <청산별곡>, <서경별곡>, <사모곡>, <쌍화점>, <이상곡>, <가시리>, <만전춘별사> 이 여덟이다. 1493년(성종 24)에 편찬된 <악학궤범>에 수록된 <동동>도 같은 성격의 노래여서 함께 다루는 것이 마땅하다. <시용향악보>에서도 자료를 보충할 수 있다. >그런 것들은 고려가요, 고려속요 등의 새로운 용어로 지칭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다. 속악가사 자체가 갈래 명칭이다. 한문 속악가사까지 함께 거론하지 않는 경우에는 국문 속악가사를 속악가사라고 해도 된다. > >라고 설명하시면서 고려속요나 고려가요라는 명칭보다는 속악가사라고 칭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씀하시고 있고, > >《한국문학강의》 이 대목은 내가 쓰지 않은 다른 분의 견해입니다. > >‘속요’라는 말은 달리 말해 민속가요, 즉 민요를 뜻한다. 이는 고려 시대의 노래들이 제각각 다른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고려 노래에만 나타나는 공통점을 찾기 어렵고, 민요에서나 볼 수 있는 여러 모습을 지니고 있기에 그렇게 묶어 붙인 이름이기도 하다. 이와는 달리 고려 후기인 13세기경에 모습을 나타낸 경기체가는 그 나름의 독자적인 형식적 공통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것만을 따로 구분 짓고 경기체가가 아닌 나머지 고려 시대 노래를 뭉뚱그려 ‘속요’ ‘고려속요’ 또는 ‘여요’라고도 하였다. >그런데 속요라 불리는 노래가 다 민요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우선 속요를 전해 주는 문헌인 <악학궤범>, <시용향악보>, <악장가사> 등의 악서들이 조선 초기의 궁중 음악과 밀접하게 관련된 기록들이라는 점으로 보더라도 그렇다. 따라서 속요를 오히려 궁중 음악이라고 해야 옳다는 견해도 있다. 이런 이유로 속요라는 명칭이 부적절함을 지적하면서 대신에 ‘장가’, ‘별곡’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또한 전체 노래의 속성을 다 아우르기에 적절한 명칭이라 하기도 어렵다. 이런저런 이유로 고전 시가 연구 초창기에 명명했던 여러 이름 가운데 속요라는 이름이 지금껏 널리 쓰이고 있다. > >라고 설명하시면서 '궁중 음악'이나 그 외 다른 명칭보다는 '속요'로 칭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명칭이라고 하시고 있는데요. > >뒷 부분에 '이렇듯 노래의 명칭이 논란거리가 된 까닭은 이 노래들이 각기 매우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고려 시대의 우리말 노래들을 두루 아우를 수 있을 정도의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라고 밝혀 두셔서 장르의 성격상 명칭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 >2권 모두 선생님께서 저술하신 책인데, 단순히 2개의 책을 놓고 봤을 때는 각각에서 설명하는 바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속악 가사로 명명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라는 것과 '고려 속요로 명명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라는 2가지의 입장 중 선생님의 견해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IP Address : 175.223.36.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