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권력이라는 것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든지 있으면서 문학을 위해 대체로 부정적인 작용을 합니다. 작가들은 문단권력에 지배되지 않으면서 자기 작품을 뜻대로 창작하기 위해 분투하다가 투항하기 일쑤입니다. 대부분의 비평가는 문단권력의 일부가 되어 그런 노력을 방해합니다. 그래서 벌어진 불행에 대해서 정당한 시비를 가릴 사람은 후대의 문학사입니다.
전통시대의 문단권력은 과거 급제자를 선발하는 힘까지 가져 오늘날보다 횡포가 더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를 거부하고 진정한 문학을 하고자 하는 작가들이 있어 문단권력의 작용을 멈추었습니다. 그런 작가들이 이룬 작품이 문학사에서 빛을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온늘날의 문단권력은 상업주의와 결탁되어 있고, 작가들이 작품을 팔아 생존하는 데 영햑을 끼쳐 더욱 우려할 만한 사태를 빚어냅니다. 출판사, 잡지, 일군의 비평가가 하나로 연결된 문단권력 집단의 횡포가 지금처럼 심한 때는 없었습니다. 그 폐해를 줄여 문학을 살리려면 새로 등장하는 진정한 작가들의 비장한 결단과 시비를 제대로 가릴 수 있는 비평가들의 용기 있는 투쟁이 요망됩니다.
이런 현상에 대한 다각적인 고찰이 무엇보다도 긴요합니다. 나는 원론적인 관점에서 다소 관심을 나타냈을 따름이고 제대로 된 작업은 하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현황 부석 능력은 많이 모자랍니다. 다만 문학사를 쓰면서 지난 시기 문단권력의 횡포 때문에 배척되고 무시된 작가와 작품을 찾아내 정당하게 평가하려고 애쓸 따름입니다.
누가 나서서 감당해 문제를 전면적으로 고찰하기를 고대합니다.
IP Address : 211.211.128.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