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의식활동은 논리와 정감의 복합체이고 가치를 지향합니다. 인공지능은 다른 것들과 분리된 단순논리에서 사람보다 앞설 수도 있으나, 논리와 정감의 복합체일 수 없고 가치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이 지닌 총체적 능력을 능가할 수 없고, 사람을 위한 도구로 유용성을 지니기만 합니다.
자료를 무한히 공급하면 인공지능이 문학사를 쓸 수 있는가 생각해봅시다. 인공지능은 문학의 정감과 가치를 인식하고 글로 옮길 수 없습니다. 자료를 단순논리에 맞추어 정리하는 초보적이고 일면적인 문학사를 쓰기나 하고, 그 이상의 작업은 하지 못할 것입니다. 조동일을 이세돌 같은 희생양으로 만드는 횡포를 자행할 수는 없습니다.
인공지능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 이 시기에, 논리와 정감의 복합으로 가치를 지향하는 총체적 능력의 학문인 인문학문을 재평가해야 합니다. 근대의 자랑인 자연학문이 논리와 효용성을 따로 분리해 극대화하다가 자초한 위기를, 근대 다음 시대의 학문으로 부활하는 인문학문이 맡아서 해결해야 하는 임무를 지닙니다. 수호천사로 나서는 인문학문을 믿고 인류의 장래를 낙관합시다.
인문학문뿐만 아닙니다. 인공지능이 감당할 수 없는 예술이나 주위의 영역은 가치가 날로 커지고, 능력 있는 인재가 더욱 더 많이 필요하게 됩니다.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기술 분야는 소수의 개발자만 있으면 되므로 급격하게 일자리가 줄어들고 직업을 삼을 만한 매력을 상실합니다. 후진이 선진이 되고, 선진이 후진이 되는 것이지요. 대학 구조조정이나 각자의 진로 선택에서 이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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