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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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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망상. 민족문화가 경쟁력이다>>(나남출판, 2001)

2001년 9월 10일 발행 저사: 조동일 발행자: 조상원 발행처: (주) 나남출출판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64-39 지훈빌딩 501호 전화 (02) 3473-8535, (팩스) (02) 3473-1711 값 8,500원 책머리에 영어를 국어와 함께 공용어로 하자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야 영어를 잘 한다고 한다. 그러나 영어를 잘 못하면 공용어로 할 수 없다. 영어를 잘 하면 공용어로 할 필요가 없다. 어느 쪽에서 따져도 말이 되지 않는다. 영어를 공용어로 해야 하는 이유는 영어가 경쟁력이라고 하는 데 있다. 그러나 영어를 공용어로 하려고 하는 불가능한 시책을 어거지로 밀고나가려고 하면 혼란과 파탄을 일으켜 우리가 이미 지닌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사회결속을 깨고 민족문화를 훼손하는 자해소동을 벌인다. 보장되지 않는 가상의 이익을 노리고 자해소동을 벌이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짓이 있는가. 그러나 이치가 이처럼 명백하다고 간단하게 말하고 말 수는 없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주장의 이면에 감당하기 어려운 망상이 도사리고 있어 사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강대국의 세계제패 음모에 말려들어 생긴 자아상실의 증후여서 겉으로 내세우는 말의 타당성 여부를 따지고 말아서는 타격을 받지 않는다. 세계사의 방향을 바로잡는 투쟁이 지구 전체의 범위에서 벌어지는 데 동참해야 해결책이 생긴다. 인류역사는 강대국의 횡포에 맞서는 피해민족 저항의 역사로 전개되어왔다. 제국주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그 싸움이 한층 격렬해지고 생활의 전폭으로 확대되었다. 지금의 초강대국 미국 중심의 세계화를 언어 사용에서까지 받아들이라는 압력이 거세게 밀어닥쳐 민족문화의 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 사태의 본질이다. 그런 잘못을 나무라는 글이 이미 많이 나왔으나 사태를 바로잡지 못해 힘을 더 보태야 한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망상에 대해서도 더 논의해야 하지만, 거기 맞서는 민족문화가 진정한 경쟁력임을 입증하는 대안 제시를 위해서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문제를 지구 전역의 범위에서 고찰하고, 공동의 투쟁을 벌이는 것도 긴요한 과제이다. 나는 외국유학을 하지 않고 국내에서만 공부한 순수 국산학자이며, 국문학을 전공한다. 그러면서 국내용 학문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학문을 세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문학사 서술에서 얻은 성과를 한편으로는 동아시아문학, 다른 한편으로는 제3세계문학에 적용해 검증하고 확장하면서, 세계문학사의 새로운 이해를 이룩하고자 한다. 자료 수입과 결과 수출에 여러 언어를 이용하지만, 영어의 비중이 가장 크다. 밖으로 내놓는 논문은 영어로 쓴다. 그 과정에서 영어가 나에게, 우리에게 무엇이고, 세계 도처에서 영어를 어떻게 배워 활용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했다. 세계화는 과연 영어화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 세계 도처에서 벌이는 논란에 대해서 널리 관심을 가지고 책을 모으고 읽었다. 연구 자료를 얻고 연구 발표를 하기 위해 여러 대륙의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영어 때문에 벌어지는 갈등을 살폈다. 그 성과의 일단을 이 책에서 보고하면서, 우리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계사의 투쟁에 참여하고자 한다. 세계에 널리 통용되는 언어가 있어야 한다. 영어가 그 자리를 차지한 데 대해 특별한 불만을 가질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어를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이다. 영어를 우상으로 삼는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한다. 영어를 잘 익혀 편리한 도구로 이용하는 주인의 자리를 견지해야 한다. 말을 잘 하는가 하는 것보다 무엇을 말하는가 하는 것이 더욱 긴요하다. 영어를 이용해 전달해야 하는 최상의 내용은 민족문화를 재창조해 인류 전체를 위해 내놓는 창조물이다. 세계화를 주제적으로 이룩하는 경쟁력이 거기 있다. 수입학에 힘쓰기 위해 영어를 해야 한다고 다그치는 시대를 지나 창조학의 성과를 영어로 옮겨 널리 알려야 할 때가 되었다. 그 점을 내 자신의 학문활동을 통해 입증하는 것이 이 책의 도달점이다. 영어로 쓴 논문을 내놓지 않고서는 영어를 어떻게 써서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므로, 두 편을 들어 예증으로 삼는다. 영어는 우리에게 호랑이 같은 존재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간 사람은 다 잡혀 먹히고, 들어가지 않는 사람만 큰소리를 쳐서는 소용없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아야 한다. 호랑이를 잡아 가죽을 쓰겠다는 것은 아니다. 호랑이를 잡아 타고나오는 방법을 보여주기 위해서 필요한 실례를 든다. 차례 머리말 무엇이 문제인가 논의의 출발점 이 책을 왜 써야 하는가 영어가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습 모국어, 국어, 공용어, 교통어 영어를 공용어로 하는 고민 아프리카의 사례 인도아대륙의 사례 동남아시아의 사례 영어 공부를 위한 우리의 길 영어는 외국어이다 영어 공부의 세계사 일본의 길과 한국의 길 대학 영어교육 개선 방안 인류문명과 민족문화 새로운 시대상황 민족 문제의 올바른 이해 우리 민족의 위치와 사명 영어를 사용하는 학문 활동 활동의 경과 예시 자료 (1) 예시 자료 (2)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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