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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일

	<<조동일 창작집>>(지식산업사, 2009)

차례 시 電柱山寺의 한낮 어느 해거름에 影雅歌 소설 산의 장송곡 전우치 수난사 너도 먹고 썩 물러나라 현키호테 종횡기 희곡 원귀 마당쇠 허주찬 궐기하다 잡문 채석장 근처 狗犬說 책의 수명 하산 길의 즐거움 아내의 전시회 덧붙이는 말 덧붙이는 말 七旬이 되니 지나온 자취를 되돌아보고 싶어진다. 연구 생활의 결산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세계ㆍ지방화시대의 한국학 10 학문하는 보람>>(대구: 계명대학교출판부, 2009)을 내는 것만으로 마음이 차지 않아 별난 책을 하다 더 마련한다. 오랜 기간 동안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문학창작에서도 갖가지 별난 시도를 한 내막을 고백한다. 그림을 그리다가 문학으로 대신하고, 창작에서 비평으로, 비평에서 연구로 방향을 돌려 오늘날까지 살아왔다. 창작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고, 그림에 대한 그리움은 더 크다. 그리움을 달랠 그림은 모두 사라지고 없어 다시 그려 전시회라도 열려고 한다. 창작에 대한 미련을 되새기려고 남아 있는 작품들을 모아 책을 내기로 한다. 50년도 더 되는 기간 동안 이따금 남긴 내심의 증언이고 편력의 자취이다. 모두 그것대로 소중하기는 해도 내놓기는 주저된다. 고쳐야 할 곳들이 있어 그대로 둘 수 없고, 고치면 시간의 흐름이 지워진다. 손질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문학 갈래에 따라 순서를 정해 수록한다. 창작집은 뜻밖이라고 여기지 말고 관심을 가지고 읽어주기를 부탁한다. 시 <電柱>는 1955년 고등학교 1학년 때 교우지에 발표한 것이다. <山寺의 한낮>, <어느 해거름에>, <影>, 이 세 편은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인 1957년 작품이며, <<自畵像들 4290 慶北高等文藝班>>이라고 한 시집에 수록했다. <雅歌>는 1959년 대학 2학년 때 써서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신문 <<새 세대>>에 발표했다. 지면에 발표한 시가 몇 편 더 있어 찾고 있다. <<새 세대>>에 1961년경에 한꺼번에 발표한 시 서너 편, 1963년 1월에 낸 정오평단의 동인지 <<비평작업>>에 실은 <춤추는 의식>이라는 장시를 기억하고 있으나 구하지 못해 널리 도움을 청한다는 광고를 홈페이지에 내고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산의 장송곡>이라고 한 소설은 1958년 대학 1학년 때 서울대학교 대한신문 현상모집에 당선된 작품이다. 다른 소설 세 편은, 영남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1980년 초에 권력을 잡은 군부의 책동으로 해직될 조짐이 있어 소설가로 전업하기로 작정하고 단시간에 내려쓴 것들이다.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밑천이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뿐이어서, 셋 다 당시의 대학사회를 풍자한 내용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업이 성사되지 않아 원고로만 가지고 있다가 처음 내놓는다. 시대가 달라져 지금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적지 않으나 조금만 손질하고, 또랑광대의 아니리 같은 것들을 몇 마디 보탰다. <원귀 마당쇠>는 1963년 서울대학교 향토개척단의 ‘鄕土意識招魂굿’에서 공연했다. 신작 탈춤이며, 탈도 내가 만들었다. 그런 일이 있었던 경위를 위에서 든 책 <<세계ㆍ지방화시대의 한국학 10 학문하는 보람>>에서 자세하게 말했다. <허주찬 궐기하다>는 1964년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 연극의 대본이다. 희곡은 서로 아주 다른 것들 두 편뿐이다. 잡문이라고 할 것은 많이 썼지만 다섯만 골라 내놓는다. <채석장 근처>는 1958년 대학 1학년 때 서울대학교 대한신문 현상모집에 소설 <산의 장송곡>과 함께 당선된 수필이다. <狗犬說>은 1990년대 어느 해에, <책의 수명>은 2001년에 써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잡지에 실었던 것들의 개고본이다. <하산 길의 즐거움>은 지면에 발표하지 않고 인터넷에 올리기만 한 글이다. <아내의 전시회>는 2001년에 열린 “禪林許晶山水畵展山水間에 나도 절로” 圖錄 해설문이다. 한 자리에 모아놓고 보니 얼마 되지 않은 작품들의 됨됨이나 말투가 서로 너무 달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끊임없는 변신을 하면서 별의별 짓을 다 했다. 내가 하나가 아니고 여럿이어서 계속 다툰 것 같다는 말이 더 적합하다. 어째서 그랬던가? 의문을 던지기만 하고 대답하지는 못한다. 세상에 태어나 만 70년이 되는 2009년 8월 9일 조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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