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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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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학문의 길>> (지식산업사, 1993, 제2판 1996)

제 2 판 제 1 쇄 발행 1996. 3. 30 제 2 판 제 4 쇄 발행 1999. 2. 20 지은이: 조동일 펴낸이: 김경희 펴낸곳: (주) 지식산업사 등록번호: 1-363 등록날짜: 1969. 5. 8 주소: 서울시 종로구 동의동 35-18 전화: 734-1978,1958 팩스: 720-7900 천리안 ID: jisikco 홈페이지: www.jisik.co.kr 책값: 10000원 ISBN 89-423-3003-7 03300 제 2판 머리말 제 1판에는 머리말이 없고, '이 책은 어떤 책인가? '라고 하는 서장이 앞에 나와 있었다. 그런데 이제 제 2판을 출간하면서 책의 편차와 내용을 조금 바꾼다. 그 글은 차례 뒤로 돌리고, 머리말을 새로 써서 앞에 내놓고서, 제 1판을 낸 다음에 어떤 일이 있었는가 알리고, 제 2판을 제 1판 과 다르게 만드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제1판을 펴내고, 이 책에 관해 논평하고 토론하는 글을 모으고 응답을 붙여 속편을 내기로 작정했다. 학문은 독백이 아니고 대화이며 토론이라고 주장한 바가 헛되지 않게 하고, 우리 학문의 이론을 창조하는 공동연구를 진척시키기 위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 취지를 밝히고 토론문 을 모집하는 신문광고를 냈으며, 강연을 하거나 강의를 할 때에도 많은 호응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런데 토론문이 뜻한 것만큼 많이 모이지 않았으며, 공동연구에 참여하는 것은 흔하지 않았다. 힘들여 글을 써서 보내준 분들의 노고를 헛되게 하는 것 같아서 참으로 미안한 일이지만, 사신으로 응답을 할 수밖에 없었으며, 토론과 응답으로 속편을 만들고자 하는 계획은 실현할 수 없었다. 그 대신에 이 책의 일부일 수 있으나 분량과 체재를 고려해서 빼놓았던 글을 수습하고, 이 책을 내놓은 다음에 다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서 추가해서 논의를 한 성과를 모아, <<독서 · 학문 문화>>라는 문고본을 내서 속편 대용으로 삼았다. 서평을 모아 응답하면서 속편을 보충하거나 속편 전권을 꾸리는 것도 생각해보았으나, 그렇게 하기도 어려웠다. 책 내용을 소개하고 책 출간의 의의를 알린 글이 몇 가지 나와 고맙게 생각하지만, 우리 학문의 길에 관해 본격적인 논란을 벌인 것은 아니었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 비판을 하면서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학문을 해야 한다는 주장 자체가 마땅하지 않다고 하거나, 우리 철학의 전통을 오늘날 학문을 위한 지침으로 삼아 무엇을 하겠는가 하고 반문하기나 하고, 우리 학문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서 자기 나름대로의 견해를 제시해 토론을 진척시키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런 비난에 응답하자면 책 서론에서 편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학문이 무엇이며 왜 해야 하는가 하는 기본적인 문제를 다시 다루어야 하므로, 논의 전개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출발점으로 되돌아가기나 해서는 바람직한 진전을 이를 수 없다. 지금은 본론을 진전시킬 시기이다. 학문을 하는 여건이나 제도가 잘못되었으니 바로잡자고 주장하면서 시간을 낭비할 여유도 없다. 우리 학문이 잘못되고 있는 것은 교육, 특히 대학교육, 그 가운데서도 대학원교육이 길을 잃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교육개혁에 대해서 수많은 논의가 있고, 자못 다채로운 발표 사항이 열거되었어도 대학원에서 우리 학문을 제대로 하는 대책은 강구되지 않았다. 대학원대학을 따로 두고 중점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안은 스스로 노력한 바 없이 일류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몇몇 대학의 기득권을 더욱 고착화하는 결과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대학원대학을 선정하면서 경쟁을 부추겨 경쟁이 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유도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정해져 있는 등급을 지금 당장 뒤바꾸어 판정할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무도 그럴 용기를 가질 수 없는 형편이다. 대학원대학으로 선정되리라고 예상되는 곳은 어디든지 교수의 평균 연령이 특히 높다. 기존의 권위와 인습에다 훈장을 달아주어 만년의 안락이 더욱 부럽게 여겨지도록 하는 다른 한편에서, 학문의 바른길을 찾기 위해서 분투하는 젊은이들은 대학원강의를 할 기회가 박탈되어 의욕을 잃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을 훌륭한 경쟁이라고 강변하지 않을까 두렵다. 전국 최상위라고 인정되는 대학이라도 도서가 부족하고, 교수의 능력을 논하기 전에 우선 교수의 수가 모자라 대학원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숨길 수 없는 실정이다. 학문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외국유학을 필수로 삼고 있는 판국에, 국내 대학의 등급을 가리는 것이 우스운 일이다. 세계학문의 발전에 앞서는 것을 우리 학문의 길로 삼자고 하는 주장은 헛되다고 할 만하다. 그런 형편을 타개하기 위해서 대폭적인 국고 지원을 해서 대학을 육성해야 한다고 하고, 국립대학뿐만 아니라 사립대학도 혜택을 받아 마땅하다고 하는 요구는 정당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재원도 부족하고, 시간 여유도 없다. 투자하는 것만큼 발전한다는 소박한 논리로 우리 학문을 살리지는 못한다. 더구나 밑 빠진 독을 가득 채울 만큼 물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실현하기 쉽고, 효과가 더 잘 나타날 수 있는 다른 대책을 찾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남들이 이미 겪은 과정을 되풀이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후진이 곧 선진임을 입증하는 비약이 우리 학문의 길이어야 한다. 어떤 제도라도 그런 비약을 창출해낼 수는 없다. 행정의 힘을 과신하지도 말아야 한다. 제도운영은 학문의 길을 막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런 견지에서 최소한 필요한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로 한다. 대학원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최대한의 도서를 한 곳에서라도, 가령 국립도서관 같은 데서 구비하고, 그것을 이용해 전국의 모든 교수가 강의 할 수 있게 하면서, 대학원이 하나로 통합되어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이다. 대학이 기존 재원과 인력을 활용하는 범위 안에서 경쟁하게 하는 대신에, 교수가 소속 대학의 범위를 넘어서서 경쟁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학문을 하는 의욕과 능력을 가진 교수가 어느 대학에 소속되어 있든, 도서 이용에 관해서는 국가가 베푸는 혜택을 누리면서, 수강을 희 망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대학원강의라고 마땅한 수준의 강의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실현 가능한 최상의 대책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대폭적인 예산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고, 교수 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아도 된다. 세계의 학문을 우리 학문으로 하겠다고 하는 소수의 선각자들이, 가까이서든 멀리서든 이해 부족이나 수준 미달 때문에 빚어내는 불필요한 제약과 규제 때문에 위축되지 않고, 뜻한 바를 마음껏 실현할 수 있게 해주는 것만이 요체이다. 최상의 능력과 의욕을 가진 교수와 교수 못지 않은 경지에 이른 학생이 강의를 통해 만나, 학문 발전의 새로운 방향을 공동으로 창출해내는 이상적인 작업을 나날이 진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대학교수를 양성해 내는 대학원교육부터 달라져서 교육개혁이 실질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교육개혁이 기대하는 바와는 반대로 나아가 교육을 망치는 데 한몫 하리라는 우려를 떨쳐버리기 써렵다. 지금 전국 많은 대학에서 학과 제 대신 학부제를 택한다면서 강좌수와 교수를 줄여 경비 절감이나 하고, 진정으로 필요한 분야의 강의를 새로 열거나 여러 학문을 연결시키거나 통합하면서 학문의 원리와 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기회를 만들려고 하지는 않는다.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라는 간판은 아직 내리지 않았으니,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공부해야 할 가장 긴요한 과목을 하나 든다면 '학문론'이라고 해야 할 것인데, 그런 것은 어디에도 없다. 그 대신에 이른바 인기학과의 취업용 과목을 많은 학생이 일제히 수강하는 새로운 풍조를 교육개혁의 성과라고 강변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실용학문은 도외시하고 이론학문만 중요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론학문을 돌보지 않고 실용학문에만 힘을 쓰면, 실용학문을 점검하고 그 방향을 전환하면서 내용을 재구성하는 데 필요한 원리를 스스로 마련 할 수 없다. 실용학문이 수입되기만 하는 데 제동을 걸고 그 영역을 우리학문으로 하고, 우리가 스스로 발전시키는 세계의 학문으로 하기 위해서, 이론학문과 실용학문의 관계에 관한 논의를 다방면에 걸쳐 심도 있게 해야 한다. 여러 전공 학생들을 모아놓고, 그런 강의를 박차과정 수준에서 하는 것이 오랜 소망이다. 그것이 우리 학문을 발전시키는 최상의 공동연구이다. 그런데 어느 대학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배제한다. 필요한 제도를 마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희망하는 교수 개인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예외도 허용하지 않는다. 우리 학문을 바르게 하기 위해서 제도개혁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제도개혁이 불가결한 전제는 아니다. 제도개혁을 먼저 하자고 열을 올리느라고 학문연구의 본업을 미루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도가 잘못되어 있더라도, 어떻게든 비벼대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창의적인 연구 를 강의에서 발표해 학생들과 토론하기 위해서, 교수 각자가 스스로 희망하는 강의를 개설할 수 있게 하자는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나는 강의 제목은 무시하고 새로운 강의를 하기로 작정했다. 제목과 내용이 맞지 않아 강의평가에서 불합격을 받을 각오를 한다. 어떤 제도를 택하면 일이 될 것인가 논의하기 전에 누가 일을 할 것인가, 나는 일을 할 수 있는가 먼저 물어야 한다. 내 마음을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세상을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 어리석음을 떨쳐버려야 한다. 우리 학문의 길은 그 일을 맡은 주역이 자기 마음을 바르게 해야 열릴 수 있다는 명확한 이치를 재확인해 야 한다. 우리 학문을 새롭게 창의적으로 해서 세계학문 발전에 크게 기여하자는 것은, 그렇게 하는 데 필요한 열의와 능력을 갖추고, 난관을 이겨내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동참자를 구하자는 말이다. 학문 발전은 다수결의 원칙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처음에는 예외적인 소수가 펴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론이 내용을 풍부하게 하고, 입증의 영역을 넓히고, 효용성 확인이 지속되어, 마침내 다수의 대중을 설득하는 데까지 이른다. 국민 대다수의 합의를 거친 다음에, 학문을 하는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학문을 새롭게 하는 데 동참하지 않겠다는 방관자에게, 방관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기 생각으로는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 방해꾼 노릇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학문을 새롭게 해서 이룬 결과를 보여 주어야 하는 것 외에 다른 대응책은 없다. 그러므로 출발선상의 논의는 그만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 학문의 길에 관한 원론적인 검토도 계속해서 할 일이 있지만, 학문을 새롭게 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더욱 긴요하다. 그 작업이 이론 재창조 작업의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다. 이 책 제 1 판에서는 그 성과의 하나로 신라시대 義相, 明효, 元曉의 질서관을 문학사상과 관련시켜 논한 논문을 맨 뒤에다 실었다. 그런데 지금의 제 2판에서는 그것을 빼기로 한다. 제 2판에서는 제 1 판의 내용을 증보하는 것이 관례인데, 그 반대로 하는 것은 이론 재창조의 작업을 더욱 확대해서 별도의 저서로 내놓기 때문이다. <<한국의 문학사와 철학사>>가 바로 그 책이다. 한국문학사와 한국철학사의 관련을 밝히고, 문학사와 철학사의 만남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전개해서 우리 학문의 길을 여는 그 책의 내용이 모두 이 책에서 편 주장을 구체화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 가운데 특히 崔漢綺의 글읽기 이론과 生克論의 역사철학 정립을 위한 기본구상이 특히 소중하다. 義相, 明효, 元曉의 질서관과 문학사상은 거기가지 가는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어, 그 책 서두에 자리잡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서 우리 학문을 일본학문과 견주어서 살피는 작업도 더욱 진척 朴趾源과 安藤昌益의 비교연구 서설과 근대 극복의 과세와 한 · 일 학문을 마련했다. 生克論 관한 고찰에서는 중국학문과 우리 학문 사이 토론이 진행된다. 우리 학문과 서양학문, 우리 학문과 제 3세계학문에 관한 논의는, 세계문학사 서술의 성과와 문제점을 세계적인 범위에서 검토한 <<세계문학사의 허실>>이라는 저서에서 별도로 크게 벌였으니, 그것 또한 이 책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1997년 3월 1일 조 동 일 차 례 서장: 이 책은 어떤 책인가? 제 1 장 우리 학문의 고민 학문이란 무엇인가? 전국체전 학문과 올림픽 학문 발상과 표현의 전환 제 2 장 우리 학문의 위상 일본철학사가 있는가? 한·일문학 특질론 비교 중국철학사와 한국철학사 제 3 장 우리 학문의 각성 서양 학문론에 대응하는 자세 제 3세계 학문의 주체성 문제 우리 학문론의 재인식 제 4 장 우리 학문의 과제 오늘날 학문의 고민과반성 우리 이론에 대한 요청과 응답 이론 창조를 위한 대학의 사명 부록: 우리 학문의 성과 실제 작업의 경과와 성과 연구논저 목록 예시 (내용 일부, <학문이란 무엇인가> <<우리말 글 생각 작문>>,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1994; <<대학국어>>, 숙명여자대학교출판부, 1998; <<한국의 언어와 문학>>, 전남대학교출판부, 1999; <<대학국어>>, 형설출판사, 2000; 강릉대학교 교양국어 교재 <언어와 문학>>, 새문사, 2000 ; <<대학국어작문>>, 홍익대학교출판부, 2004 재수록) 이 책에 대한 서평이 박찬, <학문의 주체성 되찾자>, <스포츠서울>> 1993년 6월 23일자 (서울신문사); 이한우, <인문학도 W이론 만들자>, <<문화일보>> 1993년 6월 17일자 (문화일보사); 윤철규, <외국 의존 그만 홀로서기 할 때>, <<중앙일보>> 1993년 6월 18일자 (중앙일보사); 이중수, <지금 죽어가는 인문학 소생시킬 때>, <<한국경제>> 1993년 6월 19일자 (한국경제신문사); 장회익, <옛 사상에 바탕 둔 '통일학문'이 갈 길>, <<뉴스메이커>> 1993년 8월 1일자(경향신문사); 서대석, <독창적 이론 창출의 제언>; 임상우, <'우리'의 서양학문>, <<서평문화>> 11(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1993); 배병삼, <한의 곰삭임과 승화, 그 하나됨의 감동>, <<새교육>> 1993년 9월호(한국교육신문사); 김헌선, <열띤 노쟁 통한 '우리 학문론' 검증 필요>, <<대학신문>> 1993년 9월 13일자 (서울대학교신문사); 최종덕, <우리 학문의 길>, <<시대와 철학>> 4권 3호 (한국철학사상연구회, 1993); 양재현, <조동일의 '우리 학문의 길'을 읽고>, <<20세기 수학자들과의 만남>>(애플기획, 1998)이다. (33) <<독서·학문·문화>> (서울대학교출판부, 1994) (내용 일부, <국제화시대를 맞이하는 문화의 과제>, 서정자·김창진 편저, <<우리글 우리말>>, 초당대학교 출판부, 1996에 재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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