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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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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의 사회사 비교론>> 1-3 (지식산업사, 2001)

머리말 이제 소설에 들어선다. 소설의 사회사를 여러 문명권의 경우를 들어 비교해 고찰하는 오랜 소망을 이룬다. <<한국소설의 이론>>(지식산업사, 1977)에서 소설이 무엇이며 어떻게 생겨났는가 하는 문제를 한국의 자료를 통해 고찰할 때 이미 세계적인 범위의 비교론을 전개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많은 준비 기간이 필요해 그 일을 바로 하지 못하고 미루어두었다가, 20여 년 묵은 과제를 해결한다. 한국문학에서 동아시아문학으로, 동아시아문학에서 세계문학으로 나아가 세계문학사를 새롭게 이해하는 작업을 광범위하게 진행한 결과, 마침내 소설에 이르렀다. 필요한 작업을 이른 시기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문학사와 다른 역사의 관련을 문제삼다가, 근대로의 이행기 이후의 문학사를 사회사와 연관짓는 이론의 정립을 시도한다. 마지막 큰 봉우리에 올라서서 세계문학사 전체를 조망한다. 세계문학사 이해의 새로운 이론을 탐구한 성과를 제시한 저술 목록이 다음과 같다. (1) <<세계문학사의 허실>>(지식산업사, 1996) (2) <<인문학문의 사명>>(서울대학교출판부, 1997) (3) <<카타르시스・라사・신명풀이>>(지식산업사, 1997) (4) <<동아시아 구비서사시의 양상과 변천>>(문학과지성사, 1997) (5) <<하나이면서 여럿인 동아시아문학>>(지식산업사, 1999) (6) <<공동문어문학과 민족어문학>>(지식산업사, 1999) (7) <<문명권의 동질성과 이질성>>(지식산업사, 1999) (8) <<철학사와 문학사 둘인가 하나인가>>(지식산업사, 2000) (9) <<소설의 사회사 비교론>>(2001) (10) <<세계문학사의 전개>>(2002 간행 예정) (11) <<세계문학사 연구총서 총색인>>(2003 간행 예정) (9)에 해당하는 이 책에서 개별적인 문제를 다루는 작업은 끝난다. 해야 할 일은 얼마든지 더 있지만, 계속 펼쳐놓을 수 없으므로, 마무리가 가능하게 하기 위해 여기서 끝내기로 한다. 탐구한 결과를 총괄해서 <<세계문학사의 전개>>를 쓰는 것이 다음 순서로 할 일이다. 여기서 할 일은 소설은 언제 어떻게 생겼으며, 어떤 변천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가 하는 문제를 다루어 소설사의 이론을 정립하는 것이다. 문학사와 사회사의 연관관계를 소설을 통해서 밝혀 총체적인 역사를 새롭게 이해하는 역사철학 정립에 기여해야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소설은 확인 가능한 어느 시기에 특정한 역사적 조건과 더불어 생겨났으며, 과거・현재・미래를 두고 논란이 많고, 사회적인 기반과 기능을 소중하게 여기는 특징이 있어, 문학사와 사회사를 통괄해서 다루는 데 긴요한 자료가 된다. 지금 세계 전체는 소설의 시대를 함께 겪고 있다. 세계 어느 곳의 소설이든 동질성을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그 모두를 포괄한 세계소설론의 일반이론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경제나 정치에서 세계경제, 세계정치를 논하는 데다 견줄 수 있는 세계소설론이라는 것은 없다. 소설론은 모두 어느 곳의 소설에 국한된 이론이다. 소설일반론으로 행세하는 것일수록 실제로 다룬 대상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한계를 더욱 뚜렷하게 지니고 있다. 세계소설론을 마련하려면 세계의 소설을 널리 거론해야 하는데, 세계의 소설은 작품이 너무 많아 한꺼번에 다룰 수 없다. 그렇다면 그만두고 물러나야 할 것인가 ? 아니다. 세계경제나 세계정치를 총괄해서 논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세계소설에 관해서도 같은 범위의 작업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세계경제나 세계정치를 위시한 기존의 세계인식이 틀이 지닌 유럽문명권 중심의 편향된 시각을 시정하는 방안을 문학에서 제시하는 데 세계소설론이 앞서야 한다. 차등의 세계상을 대등의 세계상으로 바꾸어 인류 공영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연구의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그 방법이 무엇인가 ? 이에 대해 대답하는 것이 이 책에서 감당해야 하는 최우선의 과제이다. 세계소설 일반론은 소설의 형성과 변천을 세계적인 범위에서 논의하는 세계소설사론이어야 한다. 소설의 시대가 전체적으로 어떤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어떻게 전개되어왔는가를 소설의 특성 변화와 함께 파악하는 작업을 세계적인 범위에서 전개하는 것이 최상의 방안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추상적인 이론을 전개하는 것을 꺼리면 그런 일을 할 수 없다. 소설사의 이론을 정립하려고 오랫동안 준비한 성과가 이 작업의 출발점이다. 소설이 무엇이며 어떻게 생겼는가 하는 문제를 한국소설을 두고 해명하고자 한 <<한국소설의 이론>>을 낸 이후에 동아시아소설, 세계소설로 나아가 세계소설사 일반론을 이룩하기 위해서 다각적인 탐색을 해왔으므로 이 책을 쓸 수 있다. 이미 얻은 결과를 정리한 다음, 그것이 세계소설에 널리 타당할 수 있는가 검증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자 한다. 논의의 범위를 세계 전체로 확대하기 위한 방편으로 기존의 소설론을 최대한 이용하기로 한다. 기존의 소설론에서 소설의 일반론을 전개하고자 한 노력을 받아들여 서로 비교해 검토하면서 쟁점에 관한 논란을 해결하는 방법을 써서, 논의를 확대하고 심화하기로 한다. 작품을 많이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므로 제한을 두지 않을 수 없다. 이론적인 시비를 결판 짓거나 깊이 있는 논의를 새롭게 개척하는 데 결정적인 예증이 되는 작품을 들어 논하는 것으로 만족하고자 한다. 세계문학사 이해를 새롭게 하는 기본 관점은 生克論이다. 생극론에 입각해서 인식의 원리와 방법을 바꾸어놓고 그릇된 세계상을 바로잡아온 작업을 여기서 더욱 확대하고 발전시킨다. 그러나 그 과정이 너무 복잡해 생극론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정리되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서두에 둔 논의의 시각에서 생극론이 무엇인지 차례 정리고 논의를 시작한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예를 들면서 되도록 설명을 쉽게 한다. 기존의 소설론을 최대한 모아 검토하는 것이 그 다음의 과업이다. 그 일은 작업량이 아무리 많아도 회피할 수 없다. 소설론을 처음 마련한 유럽에서 소설이 무엇이며 언제 어떻게 생겼는가를 두고 벌인 논란과, 거기에 대한 동아시아와 제3세계의 대응을 검토하면서, 내가 새롭게 해야 할 일을 확인하고, 갖가지 난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소설의 사회사는 소설가의 사회적 위치, 소설의 생산・유통・소비, 소설에서 다룬 사회문제가 서로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복합되어 있는 역사이다. 그런 역사가 세계 전체의 범위에서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납득할 수 있게 밝혀 논하기 위해서는 사실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사회사의 역사철학을 새롭게 정립하는 논리가 필요하다. 동아시아소설, 유럽소설, 동남아시아에서 아프리카까지의 제3세계의 소설이 어떤 관계를 가지면서 생겨나고 변화했는가 밝혀내야 세계소설사가 드러난다. 변증법에 근거를 두든 그렇지 않든 유럽의 소설론은 그 가운데 유럽소설만을 대상으로 해서 정립되어 유럽의 우위를 입증하려고 한다. 그러나 동아시아소설이 유럽소설보다 먼저 이루어졌으며, 유럽소설이 하강기에 들어서자 제3세계소설은 상승기에 들어섰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해명하는 데 생극론이 적극 기여할 수 있다. 그렇지만 문학연구의 핵심은 작품론이다. 작품의 문면을 정확하게 읽고 면밀하게 검토하는 데서 모든 논의가 출발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예증으로 삼는 작품을 가능한 한 원문으로 읽기 위해 애쓰고, 번역을 이용한 경우에도 원문을 찾아 대조했다. 소설론 또한 원문을 직접 거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작품이나 소설론을 인용할 때 본문에는 번역을, 주에는 원문을 제시했다. 원문을 찾을 수 없거나 찾아도 읽을 수 없는 경우에는 국역, 영역, 불역 등을 이용하고, 영역이나 불역은 해당 대목을 주에다 적었다. 번역은 특별히 밝힌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내가 했다. 원문과 번역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주를 달았다. 선행 저술에서처럼 이 책에도 색인이 없는 것은 <<세계문학사 연구총서 총색인>>을 별권으로 내놓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 책 또한 원고를 강의교재로 삼아 수정하고 보완했다. 첫번째로 1999년 2학기 박사과정 강의, 두번째로 2000년 1학기 석사과정 강의, 세번째로 2000년 2학기 학사과정 강의를 거쳐, 수강하는 학생들과 함께 논의하고 다듬은 결과를 여기 내놓는다. 강의 수강생 가운데는 미국・일본・중국에서 온 유학생들도 있어 특별한 기여를 했다. 2000년 2학기 강의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에서 교재로 하기 위해 이 책 원고를 복사한 책자를 여러 동학이 읽고 수정을 위한 조언을 해주었다. 그 덕분에 원고를 더 다듬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도와준 분들의 성함을 전공별로 든다. 한국문학: 김성룡, 김종철, 박희병, 서대석, 서영숙, 송성욱, 신연우, 안장리, 윤동재, 이경하, 이상택, 장시광, 정천구, 조남현. 일본문학: 최문정. 영문학: 김명렬. 불문학: 원윤수, 이동렬. 독문학: 안삼환. 서반아문학: 김춘진. 러시아문학: 김승문 이 책은 2000년도 서울대학교 발전기금 저술연구비를 받아 이루어졌다. 차례 머리말 1. 논의의 시각 무엇이 문제인가 어디에 서는가 어디서 시작했는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누가 할 일인가 2. 소설 이론의 쟁점 논의의 방향 나의 기존 작업, 경과와 개요 헤겔・루카치와의 토론 바흐찐의 이론 골드만의 소설론 유럽소설 형성에 관한 논란 근대로의 이행기소설에 대한 인식 논의의 확대와 심화 다시 해야 하는 작업 3. 소설 작품의 실상 과제와 자료 사씨남정기 적과 흑 암소 바치기 울지 마라, 아이야 비교고찰 소설의 기본특징 4. 소설의 형성 과정 소설을 지칭하는 용어의 내력 소설 형성의 일반적 과정 동아시아소설의 형성 유럽소설의 형성 아랍어문명권소설의 형성 남아시아․동남아시아소설의 형성 아프리카소설의 형성 마무리 삼아 5. 소설을 산출한 시대 논의의 출발점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의 기본성격 근대로의 이행기의 신분과 계급 유럽의 이행기 동아시아의 이행기 제3세계의 이행기 총괄검토 6. 소설의 생산・유통・소비 접근 방법 한국소설에서 얻는 단서 동아시아소설로의 논의 확장 유럽소설까지 포괄하는 비교검토 제3세계소설의 경우 몇 마디 변명 7. 소설에서 문제된 신분과 계급 전반적 양상 한국소설에 문제된 귀족의 진퇴 일본소설에서 보여준 시민의 성패 중국소설에 나타난 귀족과 시민 한국소설에서 벌어진 귀족과 시민의 다툼 독일・러시아소설의 귀족과 시민 프랑스소설의 시민사회 재검토 동아시아소설과 전통적 가부장의 종말 제3세계소설의 지식인과 민중 평가와 반성 8. 소설에 나타난 남녀관계 논의의 방법 동아시아의 일부다처소설 동아시아 소설의 세 사례 유럽소설에 나타난 남녀관계 유럽 근대로의 이행기소설의 남녀관계 유럽 근대소설의 남녀관계 제3세계소설에서 보여준 여성의 삶 인류역사의 전환과 관련해서 9, 소설에서 추구하는 의식각성 독일의 교양소설 유럽 교양소설의 새로운 경지 제3세계에서 개척한 길 식민지통치에 대한 인식과 항거 투쟁을 넘어선 화합의 길 마무리 10. 소설의 위기 극복 세계소설사의 전개 양상 서유럽소설의 위기 진단 파국에 이르는 상황 러시아소설의 가능성과 좌절 제3세계소설의 대안 제3세계소설에 대한 평가 마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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