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일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재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강기석이라고 합니다. 가장 먼저, 훌륭한 저작들과 최근의 간명하고도 핵심을 찌르는 유튜브 강의들을 남겨주셔서 심도있는 연구자들이든 저같이 문학에 대해 아직 그저 '탐구'할 뿐인 입문자이든 누구에게나 북극성과 같이 길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해주시는 것에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이렇게 메일을 드리는 까닭은, 다름이 아니라 제가 갈래론에 대해 탐구하면서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고, 따라서 현재 통용되는 갈래론을 정립하신 조동일 선생님께 질문을 드리고 또한 조언을 구하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국어교육과 학생으로서 여러 과제를 받았는데, 그 중 한 가지이자 현재 저를 가장 헤매게 하는 과제는 '갈래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라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앞서, 저는 문학 연구에서 '갈래론'이라고 하는 것이 왜 생겨난 것이며 얼핏 보면 그저 문학 작품들을 분류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이 '갈래론'이라는 것에, 도대체 왜 그렇게도 많은 훌륭한 연구자들이 달려들어 이론들을 내고 열띤 토의를 벌였던 것인지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갈래에 대해 어떻게 교육해야하는가'에 대한 답을 내기 위해서는 먼저 '갈래에 대한 지식을 왜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해 답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왜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 답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도대체 그 이론이 무슨 의의와 참 뜻을 갖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략적인 방향은 정했습니다만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 듯 느껴집니다.
저는 현재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조동일 선생님의 <한국문학강의>를 읽고 있으며, 이후에는 <문학연구방법론>과 <한국문학의 갈래 이론>을 읽어 탐구 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갈래론이라는 것이 꽤 어렵다는 점은 제쳐두고라도, 조동일 선생님의 연구들은 워낙 방대하기도 하고(유튜브 강의 중 살아온 년수와 저작 권수가 비슷하다는 말씀 하시는 걸 들은 것 같습니다), 그 내용이 수준이 깊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한문으로 표기가 된다거나 하는 등의 경우 때문에, 아직 깊이가 깊지 못한 학부생으로서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헤매고 있습니다. (그렇게 어려움을 겪으며 헤매다가 뚜렷한 성과 없이 과제의 기한이 한달 채 남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탐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생으로서 선생님께 갈래론의 의의란 무엇인지, 즉, 갈래 혹은 종류에 대한 개념 없이 그저 문학 작품들에 대한 연구만을 할 때 혹은 기존의 유럽에서 들여오고 일본에서 번역해 문제점이 많았다는 '장르론' 혹은 '종류론'에 대한 '갈래론'으로의 수정이 없는 채로 문학을 연구할 때 보다 현재의 갈래론이 존재할 때의 장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선생님의 의견을 직접 여쭙고, 또한 선생님의 저작 중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탐구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그 외에 갈래를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왜 교육해야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여쭙고는 싶습니다만... 너무 과제에 대해 직접적인 질문을 드리는 것 같기도 하고 민망해서 차마 편지에 담지는 못합니다... 혹시나 이부분도 의견을 주신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만약 빠른 답변을 주신다면 정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단순히 현재 제 과제 해결은 제쳐두고라도, 모두가 힘든 역병의 시대임에도 연로하신 선생님의 활동이 끊이지 않는 점을 보며 젊은이로서 참 반성도 많이 되고 영감도 받았는데 이 점을 가장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보니 가르침을 얻고 싶은 사람들과 자주 만나시는 것 같던데, 이런 시기만 아니라면 저도 직접 뵙고 깨달음을 얻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답변 여부와 관계 없이 큰 감사를 드립니다. 부디 건강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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