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분명한 입장과 그 입장의 명쾌한 논리전개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다만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남아있어 다시 한번 질문 올리고자 합니다. 우선 선생님의 답변중 "미국은 세상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상대입니다. 쇠고기 수입을 그만두고, 자유무역협정도 포기하는 것은 결단을 내려 통고하면 가능하지만 이익이 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라는 내용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선생님께서 주장하는 실리의 주된 내용이 경제적 실리를 뜻한다고 생각되어지기 때문입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의 이해득실에 대해서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고,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도 각자의 처지에 따라 각양각색입니다. 저는 경제학 전공이 아니라서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지는 못하나,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해 나름대로 자료를 읽어보고 공부해 오면서 낙관보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갖게 되었다는 점을 일단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미국은 호락호락한 나라가 아닙니다. 금번 한미쇠고기협상결과를 보아도 명백히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미국은 규율을 따르는 국가라기보다는 규율을 만들어내는 국가라 보는 것이 정확할 것 입니다. 게다가 농업, 공업, 의약 교육 영화음반 금융보험 같은 서비스업, 지적재산권 등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미국은 세계 일류국가입니다. 때문에 미국이 타국과 체결하는 자유무역협정은 경제통합에 가까울 정도로 강도 높은 조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술 더 떠 한미자유무역협정 규칙내용을 일별해보면 기업의 권한이 국가의 공공정책까지 제약할 만큼 막강하다는 점입니다. 아무튼 우리는 脫亞入毆를 지향해온 제조업 대국인 일본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소극적 이유를 심사숙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떤 근거로 한미자유무역협정이 우리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그 논거를 듣고 싶습니다. 제가 알기에 우리나라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적극 찬동하는 측은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 보수언론, 경제 관료가 중심이고, 일반국민들 중엔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소극적으로 찬성하는 부류와 반신반의하는 부류, 그리고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저의 입장은, 한미자유무역협정은 우리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사회구성원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라고 보는 쪽입니다. 게다가 한미자유무역협정은 분명 우리나라 법과 제도가 미국의 체제에 예속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유럽통합이나 북미연합에 맞서 동아시아의 중국, 일본, 월남, 몽고, 북한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지역연합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일본의 동아시아 이탈을 비난해왔는데, 이제는 우리나라가 그 비난을 뒤집어 쓸 차례에 있다는 점입니다. 저의 미숙한 생각이라 잘못 보고 있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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