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인사드립니다. 우선, 이런 공간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승윤이라고 합니다. 올해 스물여덟 먹은 남자이며, 올 가을에 대학을 졸업할 예정입니다.
저는 사법시험 공부를 하다 너무 힘이 들어 포기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공부에 관한 미련도 거의 사라진 지금에 와서 냉정히 돌이켜보면, 그게 단지 공부내용의 어려움이나 입시중압감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고 너무 재미가 있어 한 6개월을 좀 무리해서 공부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몸이 퍼져버렸습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기(氣)' 가 다 빠진 느낌이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별별 시도를 다 해보았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습니다. 시험을 그만두면 괜찮아지겠지했는데, 이런 상태가 그 뒤로도 벌써 몇 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무얼 해도 즐겁지 않고 허무함이 계속되며, 어떨 땐 내가 과연 육체를 갖고 있는가 할 정도로 위험한 관념의 세계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양방과 한방에 문의하였으나 특별한 병은 없다고 합니다. 그저 잘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삼시 세끼 잘 먹는데도 전혀 개선이 없습니다. 신앙에 귀의하기 위해 여러 사찰, 교회의 문도 두드렸으나, 도저히 신심이 생기지를 않았습니다. 왠지 종교에 귀의하였다간, 저 자신을 완전히 잃어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대의학에는 전혀 문외한이지만, 자기 몸은 자기가 왠만큼은 알 수 있고 그걸 바탕으로 제 몸을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어휘를 총동원해서 가장 적확한 말을 구했을 때 현재 제 상태는 분명 "기가 빠진" 것 같습니다.
게시판의 지난 글에서 선생님이 '기일원론'을 따르고 계신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이를 입문자가 읽을만한 수준으로 풀어낸 책이나 글이 있으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혹시 선생님의 견해를 들을 수 있다면 더욱 영광이겠습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기수련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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