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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봉구

	춘향전 사랑인가, 자아실현인가.

춘향전 사랑인가, 자아실현인가? 춘향전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능가하는 남녀간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는 이 오래된 사실을 의심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무가치해 보인다. 그래도 의심, 의심해 보자. 그래서 춘향전이 과연 청춘남녀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는지, 아니면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과 이상을 통해 자아를 실현해 나가는 내면심리를 그려내고 있는지 올바른 역사적 평가를 내릴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춘향전 하면 생각나는 것은 그네 뛰는 아리따운 춘향의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하는 이몽룡, 그리고 두 사람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광한루, 사랑가를 멋들어지게 부르는 뜨거운 첫날밤의 모습, 그리고 뜻하지 않은 이별, 변학도의 고문과 온갖 회유에도 일편단심으로 변치 않는 춘향이, 어사출두와 두 사람이 해후하는 장면 등일 것이다. 이 한국적인 러브스토리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해마다 춘향제도 열리고 춘향선발대회도 치러지는 등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춘향전을 재미있게 읽기는 했어도 춘향전으로부터 사랑과 관련하여 이몽령이나 춘향이처럼 살아야겠다는 구체적인 삶의 교훈이나 행동지침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불가능하다. 먼저 이몽룡이 암행어사로 성공한 것이 사랑 때문에 그와 같은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니라 그가 벼슬에 뜻을 두고 실제적으로 남들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더욱이 여성들이 기약 없이 떠난 남성을 춘향이와 같이 일편단심으로 기다린다는 것은 너무나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에 불과하다. 자신이 사귀고 있는 남성이 암행어사와 같은 높은 벼슬을 얻어 돌아온다는 확실한 보장만 있다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춘향전은 이몽룡=암행어사라는 절대적인 가정하에서만 성립될 수 있는 조건부 사랑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춘향전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자기자신의 연애과정이나 삶 속에서 춘향전의 필요성을 전혀 느껴보지 못했고 더 이상 춘향전을 읽거나 연구하지도 않는다. 이와 같이 춘향전은 우리의 오래된 고전으로써 재미있고 그럴듯한 이야기지만 우리들이 얻는 정신적인 이득은 별로 없다고 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춘향전 = 남녀간의 변치 않는 사랑이라는 등식을 깨버릴 때가 된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춘향전의 겉껍데기만을 열심히 보아왔고 다루어 왔다. 이제는 이 맛없는 보호막에 불과한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표면적인 이야기를 과감하게 내던지고 구전설화에 바탕을 둔 춘향전이 진정으로 우리에게 삶의 지혜로써 제시하는 가르침에 귀 기울일 시기가 정말 도래한 것이다. 춘향전의 의심의 여지가 없는 남녀간의 변치 않는 사랑이라는 그 두꺼운 껍질인 깨트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설화를 분석해온 방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분석을 진행하면 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나 가치관 인생관을 춘향전에 투영하지 않고 춘향전을 구성하고 있는 등장인물의 객관적인 어원(語源)이나 주요 소재나 배경의 이미지 등을 합리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춘향전이 진정으로 우리에게 가르치고자 했던 삶의 진실을 밝혀내 보자. 앞에서 계속 강조하고 분석해 왔듯이 신화나 전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이름은 신화나 전설을 이끌고 나가는 엔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주인공인 춘향의 어원(語源)부터 차례대로 분석을 진행해 나가도록 하자. 1. 춘향(春香) 한자어로 직역하면 춘향(春香)은 "봄의 향기"라는 의미다. 여기서 봄이란 만물이 약동하는 청춘의 계절이다. 인류문명이 일정수준까지 진보하기 전까지 가장 무서웠던 대상은 사자나 호랑이 같은 무서운 야생 동물들이 아니라 한겨울에 찾아오는 살을 에이는 듯한 추위와 배고픔이었을 것이라 판단된다. 이와 같이 절망적이고 어두운 겨울의 긴 터널을 뚫고서 만물이 약동하는 새봄이 도래하는 것은 인류에게 구원의 메시지로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대중가요에도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라는 가사가 있듯이 봄은 청춘의 계절이요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동적으로 움직여나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향기란 인간을 비롯하여 사물 속에 내재되어 있는 정신적인 혼(魂)이나 "얼"등을 의미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도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는 사람들을 표현할 때 "뒷구멍이 구리다"고 표현하기도 하며, 남자냄새가 그립다. 여자냄새가 그립다. 또는 고향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라고 할 때도 실제의 냄새가 아닌 남성이나 여성적인 특유의 정신적인 자태나 고향의 정취가 그리움을 냄새로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귀신이나 유령의 모습을 표현할 때, 연기 등이 피어오르는 모습으로 그리기도 하며, 문상이나 제사 등을 지낼 때 향불을 피우는 이유도 고인의 정신적인 넋을 기리기 위함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춘향이라는 이름의 뜻인 "봄의 향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시기적으로 봄에 해당하는 "젊은이들의 정신적인 혼(魂)과 자세"를 의미한다. 그러면, 인생을 살만큼 살았고 온갖 좌절과 성공의 경험을 거치면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기성세대인 노인들과 반대선상에 있는 젊은이들의 정신적인 혼과 향기는 무엇이 될까? 그것은 아마도 자신의 전 일생을 걸고 이뤄 보고싶은 꿈과 이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부단히 달려 나갈수 있는 패기와 도전정신이 젊은이들이 지닌 정신적인 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춘향이의 전체적인 이름인 "成春香"은 춘향이라는 "젊은이의 정신적인 혼"이라는 뜻에 이룬다라는 의미가 추가되어 "젊은이의 정신적인 혼과 자세가 무엇인가를 이룬다"는 의미다. 이와 같이 성춘향의 어원과 뜻을 살펴보았는데, 주의할 점은 우리가 성 춘향의 의미를 가능한 객관적으로 세밀하게 분석했음에도 불구하고, <춘향전>이라는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 름 속에서 분석된 춘향이의 의미가 이몽룡, 변학도 같은 다른 인물이나 배경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아무리 풍부한 분석을 진행했다 해도 전혀 쓸모가 없는 개인적인 견해에 불과하고 무용지물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계속해서 주요등장 인물들 의 어원이나 배경의 성격 등을 분석 하고 이해해 나가야 하는 과제가 남게 된다. 2. 이몽룡(李夢龍) 춘향전의 남자주인공 이몽룡(李夢龍)의 '李'자는 오얏나무, 다스리는 벼슬아치의 의미가 있고, '夢龍'은 춘향전 이야기 속에서도 그 의미를 밝히고 있듯이 "용꿈"이라는 뜻이다. 보통 선거 철을 맞이하게 되면 대권주자들을 흔히 5龍, 9龍등으로 표현하거나 일이 잘 풀려나가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오른 사람을 '龍됐다'고 표현하듯이 용은 임금과같이 높은 위치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이몽룡의 이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용같이 높고 원대한 꿈을 품어 다스려 나가는 자세를 의미한다. 옛날에는 그러한 원대한 꿈이 과거 시험을 통해 구현되었기 때문에 이몽룡이 과거시험을 통해 그의 일생일대의 꿈과 포부를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춘향전이 구성되고 있으며, 오늘날에는 판.검사나 중앙정부의 요직에 오르기 위한 고시공부나 의사자격증, 박사학위 등을 취득하기 위하여 장기간에 걸쳐서 피눈물나는 노력을 정진해 나가는 젊은이들을 볼 수가 있다. 3. 광한루(廣寒樓) 춘향과 이몽룡이 최초로 만나는 장소가 광한루이고 메인 무대이므로 광한루의 어원 또한 자세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광한루는 물위에 지은 누각의 일종이다. "루(樓)"의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높은 곳에 위치한 다락"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그 곳에 올라가면 시야와 전망이 확보되어 잘 보이게 된다는 의미다. 이순신 장군도 그의 애국 충정의 심정을 나타내는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水樓, 망을 보는 망루)에 홀로 앉아∼"라는 유명한 시를 남겼듯이 먼 곳을 내다 볼수 있는 곳이 바로 "루(樓)의 의미요 광한루의 의미이기도 하다. 광한루(廣寒樓)는 원래 옥황상제가 살고 있다는 달나라의 궁전인 광한전(廣寒殿)이란 궁전(宮殿)을 따라 지은 것으로 달을 쳐다보며 풍류를 즐기는 곳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달을 쳐다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개를 들고 눈을 위로 향한 채로 쳐다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눈을 위로 쳐다본다는 것은 아래나 지면이 의미하는 눈앞의 현실과 욕망 등을 극복하고 자신의 장래에 대한 높은 꿈과 이상을 간직하는 자세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성춘향과 이몽룡이 사랑을 나눈 광한루는 한 젊은이에게 있어서 이몽룡이 의미하는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원대한 꿈과 이상, 비젼이 움트고 이를 뒷받침해 나갈 수 있는 춘향이로 상징되는 젊은이의 정신적인 혼(魂)과 자세가 광한루라는 정신적인 공간에서 만나는 첫 만남의 순간을 의미하는 것이다. 불타나 예수 같은 훌륭한 성인이나, 원효대사, 삼국통일을 이룩한 신라의 장군 김유신이나, 고려의 왕건, 그리고 오늘날 정치, 사회, 학문, 스포츠, 연예계의 지도자와 스타들이 각 분야에서 자신의 꿈과 이상을 달성하고 최고가 되기 위하여 청소년기 등 어린 시절부터 청운의 푸른 뜻을 품고 어떠한 고난과 역경도 극복해 나가겠다는 젊은이다운 패기와 도전정신 불굴의 의지를 마음속 광한루에서 품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옛날의 선비들이나 오늘날의 고시시험 준비생, 스포츠맨들이 그 고독하고 힘든 세월동안 자신의 청춘을 바치고 공부와 훈련을 참아가며 열중해 나갈 수가 있었던 것이다. 세계사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수많은 위인들도 그들의 시간을 과거로 돌려보면 코 흘리고 개구쟁이처럼 천진난만하게 뛰어 놀던 시절을 지내왔음을 알 수가 있다. 위인들의 어린 시기와 그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실현한 시기와 비교해 보면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어린시절 자신이 지닌 꿈과 이상은 마치 높은 하늘에 떠 있는 광한전(廣寒殿)과 같다 할 것이다. 여기서 광한전의 한자어적인 의미를 풀어보면 광(廣) = 넓은, 광막한 한(寒) = 차가운 전(殿) = 큰집, 궁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통령이나 빌게이츠와 같은 사업가, 시속 170㎞의 볼을 던지는 위대한 프로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은 초등학생에게는 그들의 꿈과 이상이 현실적으로는 너무나도 광막하여 종잡을 수가 없다. 그 꿈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어디에서도 피어오르지 않아 차갑고 삭막하게 느껴져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달나라의 궁전과 같은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보름달이 훤하게 보이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꿈과 이상은 항상 우리에게 손짓하면서 유혹의 손길을 지속적으로 내민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 내내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다 못다 이룬 꿈들을 잊지 못하여 마음 한구석에 가슴 저미는 미련으로 남아있거나, 자식들에게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자 부단한 시도를 하게 된다. 광한루는 젊은이들이 최초로 자신의 꿈을 품는 모습이다. 춘향전에서도 이몽룡이 당초부터 춘향이를 만나려는 의도가 아닌 광한루로 경치구경을 나가는 것으로 설정되고 있다. 이것은 경치구경으로 상징되는 자신의 앞날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해 보면서 달나라와 같이 멀고 차갑게 느껴지는 꿈과 이상 등을 설정해 나가는 태동단계인 것이다. 광한루가 춘향이와 이몽룡이라는 실제의 남녀가 만나서 밀애를 즐기던 곳이라면 춘향전에서 광한루가 몇번 더 등장해야 하는데 이후로는 전혀 등장하지 않고 있으며, 이몽룡이 암행어사 자격으로 돌아와서 과거를 회상할 때 등장하고 있을 뿐이다. 즉, 광한루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넓고 원대한 꿈을 태동시켜나가는 초기단계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춘향과 이몽룡이 광한루가 아닌 인적이 드문 산 속 오솔길이나, 들판 등에서 사랑을 속삭였다면, 춘향전이 오늘날과 같이 한국인들의 가슴속에 살아 숨쉬고 있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모두는 젊은 시절 어느 시기인가 이몽룡과 같이 마음속에 광한루를 지니고 있었다 할 것이며 다만, 사람에 따라 그 광한루의 규모라든가 모습이 천차만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4. 춘향이가 그네뛰는 모습 남녀간에 사랑에 있어서 첫인상이 매우 중요한데 춘향전에서도 이몽룡이 춘향이의 어떤 모습을 보고 그렇게 한눈에 반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춘향의 그네 띄는 모습이다. 여기서 우리는 왜 하필이면 춘향전에서 이몽룡이 그네를 뛰는 와일드한 모습에 반하고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져볼 수가 있다. 실제의 여성적인 미(美)를 느낄 수 있는 행위로는 자수를 놓거나 집안살림을 하는 모습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 그네 뛰는 모습에서 이몽룡이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의미가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러므로 그네의 일반적인 속성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네의 일반적인 특징은 도약과 하강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그러므로 춘향이가 그네를 타고 하늘을 향해 위로 올라갈 때는 자신의 높은 꿈과 이상을 기필코 실현해 나가려는 젊은이의 진취적인 기상을 나타내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는 순간은 중력과 같이 쉼 없이 잡아당기는 현실적인 욕망과 유혹 등에 끌려 다시 아래로 내려와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아직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꿈과 이상을 실천하려는 확고한 신념이나 의지, 집념 등이 형성되지 못하고 오락가락 하고 있는 과도기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춘향전 본문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멀리서 그네 뛰는 춘향이의 모습을 보고 "울긋불긋, 오락가락, 희득 희득, 얼른얼른"한 상태로 이몽룡이 느끼는 것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울긋불긋한 색깔은 단풍적인 색깔로써 소나무 등의 늘 푸른 변치않는 마음과는 달리 마음의 자세가 이랬다 저랬다 변하고 있는 과도기적인 상태로 아직은 꿈과 이상을 실천해 나가겠다는 굳센 의지가 확립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오락가락, 희득희득, 얼른얼른한 상태 역시 아직은 굳센 의지가 뚜렷하게 형성되지 않고 말 그대로 오락가락하고 있는 과도기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만약에 젊은이들이 꿈과 이상을 품기만 하면 춘향이와 같이 일편단심으로 자신의 꿈과 이상의 실현을 지켜나갈 수 있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난다면 오직 좋겠는가? 아마도 그러한 세상은 천국이나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지 못해 좌절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현실은 냉정하다. 꿈과 이상을 품은 것 자체가 이를 실천해 나갈 굳센 의지와의 결합으로 직결되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고 그래서 처음에는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그네와 같이 자신의 내적인 굳센 의지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이랬다 저랬다 변하기도 하고 오락가락 하는 과정을 거쳐 서서히 형성되어 가는 것임을 알 수가 있다. 참고로 미당 <서정주>시인의 그네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고 싶은 열망을 충족시켜 주나, 곧,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고 마는 그네는, 이상을 향해 나아가나 다시 현실로 되돌아 올 수밖에 없는 한계를 상징한다'고 말하고 있다. 5. 춘향이와 이몽룡의 첫 만남과 사귀는 과정 앞에서 그네 뛰는 단계는 이몽룡으로 상징되는 꿈과 이상과 춘향이로 상징되는 꿈과 이상을 실천해 나갈 내적인 실천의지가 직접 만나지 못하고 상승과 하강 사이를 오락가락 하는 상태다. 이에 반해 두 사람이 서로 직접 만나서 서로의 됨됨이를 자세히 확인하는 단계는 젊은이들이 자기자신이 설정한 꿈과 이상이 적정하고 현실적인가를 살피고 또한 이를 실천해 나갈 내적인 실천의지는 어떠한 상태에 있는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꿈과 이상이 적정하고 현실성이 있는가? 그리고 어떠한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이를 실천해 나갈 내적인 실천의지가 있는가를 상호 검토하고 정리해 나가는 단계인 것이다. 6. 춘향이의 기생신분 기생하면 가장 보편적으로 떠오르는 개념이 어느 남자와도 살을 섞고 정 을 통한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춘향이의 기생신분이 젊은이가 자신의 꿈과 이상을 형성하고 결심과 실천의지를 굳혀 나가는데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그 관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보편적으로 고시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오랜 기간동안 자신의 먹고, 마시고, 춤추고, 놀러 다니며, 성생활 등의 현실적인 욕망을 마음껏 누리지 못하고 되도록 억제하고 오직 자신의 꿈과 이상이 실현되는 그날까지 피와 땀을 학문에 열중해야만 달성할 수가 있다. 즉 옛날의 형설지공으로 이룬 과거시험이나 고시를 통하여 판검사가 되기 위해서 학업에 정진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주변의 유혹과 인간적인 욕망으로 마음이 흔들리고 변할 수가 있다. 바로 이와 같이 현실적인 욕망과 유혹으로 흔들리는 젊은이들의 마음의 상태가 바로 기생신분의 춘향이로 표현되고 있다고 하겠다. 처음에는 젊은이들이 꿈과 이상을 원대하게 잡고 출발은 그럴듯하게 했으나 그 어떠한 역경과 곤란도 참아내고 모든 것을 이룰 것 같았던 굳센 의지나 내면의 마음가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고 흔들리는 모습이 바로 기생들이 하루 밤에도 이 남자 저 남자의 품에 안겨서 사랑 놀음을 하는 정조 없는 모습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기생들의 마음은 하 루에도 열 두 번씩 변한다는 말이 생겨났나 싶다. 그러나 소설에서는 춘향이가 기생인 월매(月梅)와 양반인 성참판(成參判)의 피를 동시에 이어받음으로서 변덕스러운 기생적인 기질과 선비적인 지조와 절개를 동시에 지니고 있음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춘향이가 결심했던 것을 바꾸거나 쉽게 변할 수 있는 인간의 약한 마음을 본래적으로 지니고 있으나 자라나면서 교육을 잘 받아 서시에 능했다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감으로써 젊은이들로 따지자면, 의지 또는 집념이 강해, 일편단심 민들레로 자신의 뜻을 변함없이 지켜 나가는 에리트적인 젊은이 임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그의 어머니인 월매(月梅)자체도 "달과 매화"라는 의미이듯이 월매가 비록 기생이기는 하나 성참판의 정기(精氣)하나만 받아들여 달님으로 상징되는 자신의 높고 고결한 뜻을 지켜나갈 수 있는 자세를 지니고 있음을 알수가 있다. 그랬기에 춘향이라는 외동딸 하나만을 낳았던 것이다. 여기서 춘향이 아버지가 성참판(成參判)이라는 것은 물론 참판(參判)이 조선시대 5조에 속해있던 종 2품의 관직이지만 그 뜻을 풀어보면 성(成) = 이루다 참(參) = 참한, 진실한 판(判) = 판단 여기서 우리말로 "참하다"할 때의 참은 한자어가 없기 때문에 "參"에서 음만 빌려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춘향이 아버지의 정신적인 의미는 "참하고 진실된 판단이 이루어내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춘향이가 어머니적인 기생신분으로 상징되는 현실적인 욕망이나 유혹에 흔들리기 쉬운 약한 마음의 상태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적인 참되고 진실된 판단을 할 수 있는 피가 춘향의 내면 속에서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성참판에 관한 내용은 후대판본에서 등장하고 있으며 춘향전을 구성하는 주요뼈대가 아니고 춘향이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의 정신적인 혼을 자세히 설명하기 위한 부가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7. 방자와 향단이 방자(房子)와 향단(香丹)이는 춘향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춘향전을 재미있고 부드럽게 이끌어 가는 양념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는 TV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작가나 PD들이 멋진 주인공 주위에 못생긴 친구나, 조금 덜 떨어진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 또는 건달 같은 동생이나 형을 배치함으로써 드라마 전체에 양념적인 효과를 주기도 하고 주인공의 잘생기고 에리트적인 준수한 이미지를 상대적으로 부각시킴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게 아니다. 융 심리학에서 그림자라고 부르는 이론이 있다. 잘난 사람의 이면에는 못난 측면, 선한 사람의 이면에는 악한 측면이 상대적으로 내재되어 있으나 그러한 자신의 악하고 못난 측면은 자아의 체면상 또는 이성적으로 직면하기 싫기 때문에 대부분 무의식 속에 억압되는데 심층심리학적 용어로 "그림자"라고 정의한다. 그러므로 방자와 향단은 각각 이몽룡과 춘향의 그림자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즉, 한 인간의 마음속에서 이몽룡적인 높은 벼슬과 외적인 성공을 꿈꾸는 성격 속에는 방자적인 태도가 억압되어 있고, 춘향이적인 일편단심으로 자신의 뜻을 지켜나가는 지조와 정조의 이면에는 향단이적인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방자(房子)는 언행 등으로 보아 의미상으로는 放恣(방자)에 가까우나 이야기의 전개상 사실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관아(官牙)의 잡직이었던 房子(방자)에서 음만 빌리고 실제적인 뜻은 자세가 풀리고 건방지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직역하면 "자세를 놓다"는 의미가 되며 이몽룡의 하인으로 춘향전속에서도 이몽룡과 대적할 정도로 이것저것 아는 것이 많은 것 같지만 정석(定石)적으로 제대로 배우지 못하여 학문하려는 자세가 결여된 경박한 인간임을 알 수가 있다. 향단(香丹)은 춘향의 몸종으로 "춘향(春香)"이라는 이름에서 "젊음"을 의미하는 "춘"자가 빠지고 뒤에 붉다는 의미의 단(丹)자가 붙어 결합된 이름이다. 단(丹)자는 주로 울긋불긋한 단풍(丹楓)의 의미로 사용되므로 이를 종합해보면 춘향이의 "젊은이다운 정신"이라는 의미에서 향단은 "정신이 단풍처럼 울긋불긋한"상태로 변함을 알 수가 있다. 즉 춘향은 늘 푸르고 변치 않는 젊은이의 마음을 의미하고 향단이는 처음에는 푸른 마음을 지녔으나 세파와 세월에 시달리면서 푸름이 퇴색하고 울긋불긋한 단풍처럼 변하는 세속적이고 정이 있는 인간적인 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향단은 춘향전 속에서도 실제로 정이 많고 의리가 있는 여성으로 표현된다. 그러므로 춘향이와 이몽룡이 서로 반해서 만남과 결합에 있어서 이들이 중요한 연락 책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몽룡이 방자를 하인으로 둠으로써 하인은 주인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고 따르듯 자신의 꿈과 이상을 위해 정진해 나가는데 있어서 방자적인 태도를 제압하고 복종시켜야지만 학문과 뜻을 이룰 수가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이러한 꿈과 이상을 실현해 나가기 위하여 는 초지일관할 수 있는 내면적인 자세가 필요하므로 현실적인 욕망이나 유혹에 따라 처음에 품었던 푸른 뜻이 퇴색하여 울긋불긋해지는 마음의 상태를 역시 제압하고 다스려야만 한다. 그래야만 이몽룡과 춘향이 첫 날밤을 지내는 것이 의미하는 것처럼 자신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단단한 결심이 서게 됨을 알 수가 있다. 8. 춘향과 이몽룡의 열애, 첫날밤 젊은이들은 자신의 꿈과 이상을 누구나 높고 원대하게 설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꿈과 이상만 있다고 아무나 대통령이 되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종교지도자, 판검사가 되고, 최고의 스포츠맨이 되는 것은 아니다. 꿈과 이상을 설정했으면 그것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 내적인 실천의지와 구체적인 행동이 뒤따라야만 한다. 그리고 행동과 실천이 지속돼 나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난관과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센 결심이 서야지만 도중에 포기하거나 하차하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 나갈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춘향과 이몽룡이 혼인의 예를 맺고 첫날밤을 치르고 사랑가 등을 주고받는 대목은 한 개인 속에서 이몽룡으로 상징되는 꿈과 이상이 이를 실천해 나가겠다는 내적인 의지와 굳게 결속하는 결실의 상태를 표현한다. 앞에서 분석된 것처럼 이몽룡이 꿈과 이상을 통하여 자아를 실현해 나가겠다는 목적을 설정했고 그 목적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는데 필요한 내적인 굳센 의지를 조금씩 품고 형성해 나가는 모습이 그네처럼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울긋불긋 오락가락 하는 과정을 거쳐왔다. 또한 춘향과 이몽룡이 서로 직접 만나서 서로의 마음을 떠보는 과정이 의미하는 것처럼 자기자신의 꿈과 이상이 제대로 된 것인지, 이를 실천할 내적인 실천의지는 얼마나 있는지도 종합적으로 심사숙고하는 과정도 거쳤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젊은이들의 꿈과 이상이 실현되어 나가는 그 다음단계가 바로 첫날밤 두 사람의 합궁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첫날밤은 사랑하는 남녀간에 성적인 결합을 이루는 날이다. 현 세태에서야 첫날밤이 최초의 성관계를 의미하지 않지만 춘향전이야기에서는 이몽룡과 춘향의 살과 정신이 섞이는 최초의 성관계를 나타낸다. 남녀간의 성관계는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 될 때는 "대상과 대상간의 혼연일치의 결합상태' 를 의미한다. 그리고 청춘남녀간에 성관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양자가 상대방을 서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때 가능하므로 한쪽이 상대방을 거 부하거나 피하게 되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몽룡과 춘향이가 첫날밤을 치른다는 것은 한 개인 에게 있어서 사회적으로 높은 벼슬 등을 향한 꿈과 이를 실천해나가겠다는 젊은이다운 내적인 굳센 실천의지가 혼연일체의 상태로 결속되고 있는 심리적인 상황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심리적인 상황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가난에 찌들었건 사회정의를 실천하기 위해서건 고시공부를 통해 판검사가 되어 부와 명예를 획득하려는 한 젊은이의 내면속에서 자신의 앞날에 대한 각성이 일어나고 "그래 좋아. 나는 젊으니까 한번 도전해 보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나의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다만 고시공부에 합격한 모든 분들이 놀고 싶고, 당장 하고 싶은 것들을 희생하고 시험에 합격했듯이 나도 배수에 진을 치고 노력해 가면 언젠가는 시험에 합격하는 영광을 얻을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이후의 나의 삶은 향상되고 사회에 봉사하면서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해 나갈 수가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일고 이러한 생각을 끝까지 유지해 나갈 내적인 실천의지와 결합하는 모습이다. 이몽룡이 혼인의 증서로 "천장지구(天長地久)는 해고석난(海枯石欄)이요 천지신명은 공증차맹(共證此盟)이라"고 써주게 되는데 여기서 천장지구는 국내에서 개봉된 유덕화 주연의 홍콩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며 중국인들이 변치 않는 사랑을 약속할 때 사용하는 사자성어이기도 하다. 이 뜻은 "하늘처럼 길고, 땅처럼 오래도록 변함없이 그리고 바닷물이 마르고 돌이 닳아서 난간이 될 때까지 오래도록 변치 않고 사랑하겠다고 천지간의 모든 신(神)을 걸고 맹세하는 내용이다. 남녀간의 사랑은 감정의 문제다. 사랑을 시작할 때도 느낌에 끌려서 불이 붙고, 헤어질 때도 느낌에 끌려 헤어지게 되는 것이다. 때가 되면 헌신짝 처럼 차버리게 되는 것이 감정 앞에 선 청춘 남녀의 사랑맹세의 현주소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남녀간에 사랑이 아닌 이몽룡적인 높은 뜻과 이를 실천하겠다는 춘향이적인 내면적인 의지가 매우 굳세게 결합하고 있으며 결코 변치 않는 결심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날밤 합궁이 의미하는 최상의 굳은 결심이 무엇인가를 알기위해 결심(決心)의 뜻을 살펴보면 결(決) = 터지다, 제방 등이 무너지다. 심(心) = 마음 그러므로 결심이란 우리가 알고 있는 무엇인가 굳게 뭉치는 '맺을 결(結)'자적인 일반적인 의미와는 달리 "터진 마음"이라는 의미가 된다. 조금 의아한 뜻이기도 하다. 마음이 터져서 분산되어 날아가거나 흩어진다는 의미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언어의 형성 과정에는 인간의 보이지 않는 내면을 어떻게 하면 좀더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우리 선조 들의 피와 땀이 오랜 세월에 걸쳐서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터진 마음"이라는 뜻은 폭탄이 터지듯, 또는 제방이 터지듯 이미 산산조각이 나 되돌릴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터져 산산이 흩어진 폭탄조각이나 떠내려간 제방의 흙더미를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듯이 결심이란 이미 터져서 끝나버린 상태를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사람의 결심이 아주 완고해서 변치 않는 상태를 " 그 사람 결심이 워낙 굳어서 되돌릴 수가 없다."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결심이란 이미 터져서 밖으로 나온 상태이므로 변하거나 되돌릴 수가 없는 것이다.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과 첫날밤의 성적인 결합은 바로 이와 같이 자신의 꿈과 이상을 반드시 실현시키고야 말겠다는 되돌릴 수 없는 굳은 결심을 하고 있는 상태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청춘남녀의 성행위시 클라이막스에 도달하는 순간 터져 나오는 희열과 합일의 상태처럼 가장 본질적이고 완성된 힘과도 같은 모습으로 느껴진다. 영어권에서도 "결심"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의미는 비슷한 뉘앙스를 주고 있다. 결심은 영어로 determination이다. 어원은 원래 라틴어의 de (아래, 땅) ＋ termination(종료, 결말)의 합성어로 역시 이미 끝나버려 되돌릴 수 없음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춘향이와 이몽룡같이 상대방에게 서로 반하고 연애기간을 거쳐 첫날밤을 치르듯이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상대방을 강간하듯이 하는 결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즉, 자신의 장래에 대한 포부와 이를 뒷받침해 나갈 수 있는 젊은이다운 패기와 굳센 의지가 마치 한쪽이 한쪽을 일방적으로 좋아해서 강간하거나 짝사랑하게 되면 그와 같은 결합이나 결심은 결코 오래가지 못하고 중도에서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가령, 예를 들어 TV에서 유명 프로야구선수의 맹 활약상을 보고 있던 청소년이 순간적으로 자신도 프로 야구선수가 되어 명예와 부를 한 몸에 거머쥐고 싶은 욕망이 일어 자신의 운동자질, 고된 훈련 등 일류 프로 야구 선수가 되기 위한 제반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스스로의 욕망만 생각하고 반강제적인 결합을 하게되면 결국은 중도에서 이를 포기하고 자신의 뜻을 이루기는커녕 마음의 상처만 남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춘향과 이몽룡이 그네와 첫 만남, 연애기간을 거쳐서 첫날밤을 보내는 것은 꿈과 이를 뒷받침 할 굳센 의지, 젊은이다운 패기간에 조화가 잘 이루어져 최상의 오르가슴과 같은 최상의 굳은 결심을 터트려 내고 있는 모습을 의미한다. 9. 춘향과 이몽룡의 헤어짐 춘향과 이몽룡이 춘향전 원문에서처럼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어허 둥둥 내 사랑이야!"하면서 사랑타령을 주고받는 꿈같은 시절을 얼마 보내지도 못하고 이몽룡의 아버지가 서울로 발령이 나서 두 연인이 생이별을 한다. 이 것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과 자신의 굳센 의지를 사랑타령과 같이 한치의 공간도 없이 공고하게 결합시킨 뒤에는 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고시 공부하는 학생들은 새벽부터 밤늦도록 고시촌이나 도서관에서 형법, 민법, 판례집 등을 눈이 빠져라 들여다보며 공부 또 공부해야 하고, 프로야구 투수가 되려는 젊은이는 아침부터 기본적으로 달리기를 하고 헬스장에 가서 역기와 아령도 들고, 운동장에 나가서 코치와 감독의 지도하에 팔이 빠져라하고 공을 수 백 개씩 던지고 또 던지는 실행단계에 들어가는 일이다. 그러므로 춘향전에서 이별이란 젊은이들의 내면 속에서 자신의 꿈과 이상을 향해 한평생 바쳐 나가겠다는 내적인 결심이 끝났으므로 이제부터는 자신의 꿈과 의지를 품던 내면 속 남원(南原)골보다 수많은 사람들과 실력을 겨루고 학문을 구체적으로 쌓아가기 위하여 외부세계를 대표하는 서울로 가서 전력투구해 나가야 하는 단계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공부하고 운동하는 동안에는 자기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만날 시간이 없다. 판결사례 하나라도 남보다 더 보아야 하고, 공 하나 더 던져야 하고, 바이올린 키를 조금이라도 더 잡아야 그 분야에서 다른 사람들을 물리치고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춘향이가 울고불고 하는 것은 이몽룡이 언제성공해서 자신의 내면의 세계로 돌아와서 춘향이와 다시 대면할지 모르기 때문인 것이다. 10. 변학도(卞學道) 춘향이와 이몽룡이 헤어진 후 변학도라는 중요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변학도가 못된 신하의 후예지만 임금이 불쌍히 여겨 남원부사로 발령을 낸다. 술 잘 마시고, 호색하고 고집 있는 인간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 실제로 자신의 꿈과 이상을 키워 나가는데 있어서 자기 자신 속에 존재하고 있는 못된 이방인 같은 변학도의 존재를 알고 잘 대처야 나가야지만 진정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해 나갈 수 있다. 변학도는 성춘향이를 괴롭히고 죽이려고 했던 악역을 맡은 인물로 그 의미를 풀어보면 변(卞) = 조급하다. 학(學) = 배우다 도(道) = 길 그러므로 변학도는 배우는 길, 즉 배움에 있어서 매우 조급한 사람을 의미한다. 조급하다는 것은 우물가에 가서 숭늉을 찾는 식으로 자신의 노력과 시간의 결실이라는 순리를 따르지 않고 자신이 목적한 꿈과 이상이 빨리 실현되기만을 바라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원대한 꿈이 둥근 달님과 같이 바로 동산 위에 걸쳐 있는 것 같아 한 걸음에 내달아 보지만 달님은 항상 저만치 달아나 있음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조급해지고 자신의 꿈과 이상자체에 대해서 화가 나고 마음이 변하게 되는 젊은이들의 조급하고 부정적인 측면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놀고 싶고 즐기고 싶은 것을 희생해가며 죽어라고 공부해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마련이고 반발심으로 오히려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며 청춘을 변학도와 같이 주색에 빠져 방탕함으로 보내게 되는 것이다. 배우는 길에 조급한 사람이 어찌 자신의 학문이나 꿈과 이상을 이룰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변학도는 젊은이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자신의 내부의 적이라 할 수가 있다. 그래서 옛 부터 자기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어렵고 내부의 적이 가장 무섭다고들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고, 너 자신을 알라는 동서양의 유명한 고사성어와 격언이 생각나게 한다. 11. 춘향이의 옥중생활, 모진 고문과 젊은이의 패기 춘향이가 변학도의 수청을 거부함으로써 모진 고문과 고통을 당하면서도 이를 견디어 내는 원동력은 바로 춘향이와 이몽룡의 첫 날밤에 맺은 결심에 있다.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이 결심은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이미 끝나고 터져 버린 마음이어서 어떠한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뜻을 이루어 나가려는 인간내면의 굳센 의지의 표상인 것이다. 특히, 그녀가 곤장을 맞을 때마다 또박또박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대목은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고난과 맞서 이에 굴하지 않는 도전과 패기의 정신자세를 상징한다. 여기서 한 대 한 대 때리는 곤장은 젊은이의 앞을 가로막는 고난과 장애물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춘향이가 곤장을 맞는 것은 배움과 자신의 뜻을 이룸에 있어서 조급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변학도적인 마음과 싸우고 갈등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춘향전의 이본(異本)마다 매맞고 소신을 밝히는 내용이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인 것은 곤장 맞는 횟수마다 그 숫자에서 연상되는 단어를 중심으로 자신의 일편단심 굳은 결심이 결코 변학도적인 조급한 마음에 굴복하 지 않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첫째 번 곤장에 춘향이 답변하 기를 "일편단심 굳은 마음은 일 부종사의 뜻이오니, 한낱 매를 친다고 일년이 다 못 가서 조그 만치라도 내 마음 변하오리까?" 이것은 첫 번째 곤장인 하나를 뜻하는 '일(一)'에서 연상되는 자 신의 패기와 소신을 밝히는 내용으로 자기자신의 꿈과 이상을 통한 자아실현의지가 일편단심으로 굳세고 결코 변함이 없으며 겨우 일년도 안되었는데 변해서야 되겠는가?하고 반문하는 내적인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둘째 번, "이부절(二夫節)을 아옵는데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 내 마음이 매 맞고 아주 죽어도 이도령은 못 잊겠소." 이 의미는 꿈과 이상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겠다는 이도령적인 자세와 변학도적인 조급한 마음 중에서 아무리 현실적인 어려움과 고통이 뒤따르더라도 자아를 실현하겠다는 이도령적인 자세를 따르겠다는 강력한 소신의 표현이다. 세 번째 이후 나머지 25대까지 매맞고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내용도 대부분 자신의 꿈과 이상을 통하여 자아를 실현해 나가겠다는 굳센 의지의 반복적인 표현이므로 생략하도록 하겠다. 이와 같이 모진 고난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춘향이가 정신을 잃지 않고 자신의 의지와 나아갈 길을 또렷또렷하게 밝히는 자세는 젊은이다운 기상과 패기의 상징이며 오늘날의 나약한 청소년들이 두고두고 본받아 되 씹어나가야 할 불굴의 정신적인 혼이라 할 것이다. 12. 이몽룡의 거지변장, 월매의 실망과 괄시 이몽룡이 거지로 변장하고 나타나자 춘향이 어머니 월매가 실망하여 괄시하는 것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자기자신과의 싸움에서 온갖 고초를 겪어 나갈 때는 그 자체는 매우 초라한 모습으로 보인다. 그것은 옛날에 선비들이 과거에 급제하기 전까지는 재산이나 사회적 명예도 없고 초라함 자체였듯이 오늘날에도 한 젊은이가 고시에 통과하기 전까지는 그 젊은이에게 아무런 영광이나 경제적인 부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춘향이 엄마 월매가 거지로 변장한 이몽룡을 대한 심정처럼 그야말로 초라하고 초라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를 견디고 참아내면 광채가 찬연한 어사또의 자리에 앉아있는 이몽룡의 모습으로 급반전하는 것이 바로 꿈과 이상에 도달했을 때의 모습이라 하겠다. 여기서 월매가 거지 변장을 한 이몽룡을 괄시하는 것을 내면심리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월매는 기생이다. 기생이란 외간 남자들에게 함부로 몸을 허락하는 지조 없는 여자들이다. 그래서 월매와 같은 기생들은 변학도(卞學道)로 상징되는 배우거나 자신의 뜻을 이루어 나가는데 있어서 조급하고 과실을 얼른 따먹으려는 세속적인 마음과 결합하고 어울리게 된다. 즉, 이것은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자기의 꿈과 이상, 자아실현이 쉽고 편하게 빨리 이루어지지 않고 초라한 상태에 있는 것에 대하여 스스로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심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13. 암행어사 출두등 변학도가 잔치를 벌여 춘향이가 수청을 들지 않으면 죽이려는 때에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그곳에 거지로 변장하고 나타나 다음과 같은 시를 읊는다. 금준미주(金樽美酒)는 천인혈(千人血)이요 옥반가효(玉盤佳肴)는 만성고(萬姓膏)라 촉루락시(燭淚落時)에 민루낙(民淚落)이요 가성고처(歌聲高處)에 원성고(怨聲高)라 이를 우리말로 풀어보면 '금 술 동이에 담긴 좋은 술은 천 사람의 피로 만들었고 옥 쟁반에 담긴 안주는 만 사람의 기름으로 만들었으니 촛농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 노래 소리 높은 곳에 백성의 원성소리가 높다.' 이 부분에서 천 사람의 피와 만 사람의 기름이란, 자동차로 따지면 기름과 같은 연료로써 젊은이들이 어떠한 일을 해나갈 수 있는 정열이나 정신적인 에너지를 의미한다. 이 의미는 젊은이들이 술과 기름진 음식으로 호위호식하고 노래하고 춤추며 방탕한 생활을 하는데 사용하는 에너지와 정열들이 사실은 자기자신의 높고 원대한 꿈을 이루어 나가는데 사용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욕망과 유혹에 사로잡혀 자기자신의 청춘과 정열을 탕진하고 있음을 지적하는 글이다. 촛농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이 떨어진다는 것은 초가 탄다는 것은 모래시계와 같은 의미로 시간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며 젊은이가 방탕한 생활을 하는데 자신의 귀중한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낸 후 뒤늦게 눈물섞인 후회를 하게 됨을 의미한다. 노래소리 높은 곳에 백성의 원성의 노래 소리가 높다함은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추는 방탕한 생활을 구가할수록 어차피 그 좋았던 시절도 끝나게 마련이므로 그 때가 지나고 나면 그 동안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며 살아온 자기 자신에 대해 마음 전체에서 탄식하고 원성하며 후회를 하게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여기서 암행어사의 성격을 살 펴보자. 암행어사는 조선시대 왕명을 받고 비밀리에 지방을 순행하면서 지방 수령들의 치정(治政)의 옳고 그름을 규명 하고 민정을 살피던 임시관직 이다. 즉, 암행어사는 중앙정 부에서는 확인 할 수 없는 지 방수령들의 구체적인 치정을 현장에 가서 옳고 그름을 조사하여 규명하는 임무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암행어사제도를 한 개인의 심리 속에 옮겨놓으면 다음과 같이 재구성되어 짐을 알 수가 있다. 보편적으로 왕은 통치이념을 의미하고 이러한 통치이념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곳은 말단조직인 지방의 수령들을 통해서다. 이러한 왕의 통치이념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젊은이들이 품는 높고 원대한 꿈과 이상을 세우는 단계다. 그 다음으로 왕의 통치 이념이 실현되는 말단조직인 지방수령들의 위정(爲政)단계에 해당하는 것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과 이상의 실현을 위해 불철주야 배우고 익히며 실제로 행동하는 실천단계이다. 그러므로, 암행어사가 지방수령의 위정(爲政)실태를 현장에서 내사하고 그 실상을 파악하여 징벌을 가한다는 것을 한 개인의 마음속에서 살펴보면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과 이상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과정에서 어떠한 행동이 옳았고 어떠한 행동이 그릇된 행동이었는가를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해 나가는 모습을 의미한다. 즉, 암행어사란 한 젊은이가 자신의 꿈과 이상을 통한 자아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어떠한 자세가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어떠한 행동은 목표를 달성하는데 장애요인이 되었는가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모습을 극적인 형식으로 의인화하여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14. 춘향과 이몽룡의 해후 춘향과 이몽룡이 극적으로 해후하는 장면은 한 젊은이가 자신의 꿈과 뜻을 이룬 정신적인 힘이 다름 아닌 춘향(春香)적인 '젊은이의 정신적인 혼'이라 할 수 있는 굳센 의지와 변치 않는 결심, 고난과 맞서 싸워나가는 젊은이다운 패기였음을 감격적으로 스스로 인정하고 평가하며 되돌아보는 내면적인 상황의 표현이다. 춘향전을 통하여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과 이상을 통하여 자아를 실현해 나가는 고귀한 모습을 단계적으로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으며 이는 마치 우리들이 중고등학교 때 윤리나 사회시간에 <청소년기의 꿈과 이상을 통한 자아의 실현>에 대해 선생님들로부터 배우던 내용과 비슷함을 회고해 볼 수가 있다. 1. 이몽룡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꿈과 이상을 통하여 단 한번뿐인 자기자신의 삶을 구체화하고 실현해 나가려는 욕구가 있다. 2. 춘향이 자신의 꿈과 이상을 설정했으면 이를 실현해 나가기 위한 젊은이의 혼과 같은 굳센 의지, 결심과 패기로 초지일관해 나가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3. 광한루 꿈은 누구에게나 처음에는 금방이라도 내달아 도달 할 수 있을 것 같이 느껴지지만 달려가 보면 저만치 물러나 있어 길고도 삭막하게 느껴지는 달 속에 있는 궁전과 같은 모습속에서 태동(胎動)한다. 그래도 꿈은 달처럼 높고 원대하게 가져야 한다. 4.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그네 자신의 꿈과 이상을 향한 내적인 실천의지는 처음부터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그네와 같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며 희득희득한 가운데 매력을 느끼고 몰입하게 되며 차츰 그 모습이 뚜렷하게 형성되어 간다. 5. 첫 날밤 이몽룡적인 꿈과 이상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춘향이의 젊은이다운 정신자세가 첫날밤과 같이 혼연일체로 결합하는 결심의 단계가 필요하다. 6. 이별 꿈과 이상과 이를 실현해 나가겠다는 굳센 의지가 결합한 후에는 자신의 모든 역량과 정열을 외부의 구체적인 목표로 향하여 행동에 옮겨나가게 된다. 7. 변학도 학문이나 실력을 갈고 닦아 나가는 오랜 과정에서는 그의 내면 속에서 변학도적인 조급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욕망과 유혹에 부단하게 시달리게 된다. 8. 고문과 패기 외적으로 자신의 꿈과 이상을 향하여 열심히 달려가고 있을 때 그의 내면 속에서는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고 싶은 유혹 등 참기 어려운 고통이 지속적으로 뒤따르므로 젊은이다운 패기와 굳센 실천의지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 그 원동력은 첫날밤으로 상징되는 굳센 결심에 있다. 9. 암행어사 자신이 설정한 꿈과 이상을 실천해 나가는데 있어서 과연 어떠한 정신자세가 바람직하고 좋은 것이었으며, 어떤 행동이 나쁜 것이었는지를 뒤돌아보고 확인 평가하는 모습이다. 10. 해후 이몽룡이 춘향이의 마음을 끝까지 떠보는 모습은 자기 자신의 원대한 꿈을 이루는데 있어서 어떠한 고난과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춘향(春香)이와 같은 진정한 젊은이다운 정신 자세인 도전과 패기, 굳센 의지, 초지일관의 자세가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임을 감격적으로 인정하는 모습이다. 젊은이들이여! 이몽룡이 광한루에서 저 멀리 희긋희긋, 오락가락하는 그네 타는 춘향의 모습을 보고 반했듯이 꿈과 이상은 보다 원대하고 높게 설정하라! 젊은이들이여! 춘향이와 이몽룡이 사랑가를 부르며 뜨거운 첫날밤을 보낸 것처럼 자기자신의 이루고 싶은 꿈과 이를 어떠한 경우에도 변치않고 실천해 나가겠다는 굳센 의지를 뜨겁고 뜨겁게 하나로 결합시켜라! 젊은이들이여! 악독하고 방탕한 삶을 사는 조급한 변학도가 사지를 찢고 엉덩이를 피범벅으로 만들지라도 춘향이가 오직 일편단심으로 이몽룡만을 기다렸듯이 변학도적인 조급함, 현실에 안주하고픈 마음, 수많은 유혹들이 그대들을 아무리 괴롭히더라도 훗날 언젠가는 반드시 암행어사가 나타나 나의 이 고통 속에서 빛난 불굴의 의지와 젊은이다운 패기와 얼을 올바르게 평가하고 인정해 주리라 기대하고 확신하라! 젊은이들이여! 춘향전의 모든 이야기를 잊어버려도 춘향(春香), 이몽룡(李夢龍), 변학도(卞學道)의 한자어 의미를 결코 잊지 말고 간직하라! 그러면, 그대들이 변학도의 곤장으로 엉덩이가 찢어지는 괴로움에 빠졌을 때 언젠가는 이 세 개의 이름이 되살아나 그대들에게 보답하는 날이 반드시 오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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