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볼 때, 신명풀이에서의 '神人合一'이란 사람 자신에 품부된 ‘神’이 무엇과 합치한다는 것입니까? 최제우의 '人乃天' 사상은 단지 인식론적인 차원에서 단언한 명제에 불과한 것이라기 보다는 존재론적 차원까지 확대 해석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 人乃天은 사람 자신의 神이 곧 사람 바깥의 神이라는 동시적(同時的) 존재론을 제시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사람 바깥의 ‘神’은 암시적으로, 또는 가설적으로 긍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신명풀이의 神人合一은 내 자신 속의 神이 내 자아과 합일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그렇다면 내 자신 속의 神과 나 자신은 어떻게 구분합니까? 또 하나의 문제는 신명풀이의 '神人合一'이 "人이 곧 神이다"라는 세계관를 반영한다고 할 때, ‘내 자신 속의 神’ 이 어떻게 해서 그런 우주적 신의 권능을 가지게 됩니까? 이를 해명하려면 내 자신의 속의 '神'이 작용하는 원리(用), 또는 내 자신 속의 '神'이 역동적으로 발현될 때(神明풀이) 내 안과 내 밖의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가에 대한 납득할만 한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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