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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일

	[re] 내신 절대평가 도입에 대해

입시 경쟁은 완화하고 학력은 향상하는 것은 어떤 방법을 쓰든 영원히 이룰 수 없는 희망입니다. 둘 다 이루겠다는 것은 사기입니다. 유권자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정치적인 이유에서 사기를 치는 경쟁을 하는 것을 두고볼 수 없습니다. 경쟁 완화와 학력 향상 가운데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입시 경쟁을 완화하는 최상의 방법은 대학이 입학도 졸업도 학력 인정도 없는 임의의 자발적 수학기관이게 하는 것입니다. 여러 대학에서 수준 높은 강의를 공개하고 수강료만 내면 누구나 수강할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학생의 환심을 사기 위해 쉽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공부하기 싫은데 대학을 다닐 사람이 없고, 공부하고 싶은데 배울 곳이 없어 헤매는 사람도 없습니다. 재학 연한이 없으니 평생 대학을 다닐 수 있습니다. 어느 대학이든 잘만 하면 학생수가 줄어들 걱정이 없습니다. (이런 주장을 글로 쓴 적 있습니다.) 학력 향상을 목표로 하면 대학 본고사를 유일한 입시로 해야 합니다. 대학마다 본고사의 과목, 출제 방법, 요구 사항을 다양하게 명시하고 장기간 바꾸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대학에 따라서는 본고사에서 요구하는 학력 수준이 너무 높아 특수고등학교나 최상급 학원에서도 감당할 수 없게 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사교육을 무용하게 하는 수준이 바람직합니다. 내가 입시를 치를 때 국어 시험에 "춘향전의 문헌학적 가치를 논하라"는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길게 쓰는 논술 문제입니다. 지금도 어떻게 써야 출제자가 원한 답안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춘향전과 문헌학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가지고 자기 견해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면 점수를 주었을 것입니다. 내가 입학하기 한 해 전에는 수학은 대부분 응시자가 0점이어서 한 과목이라고 0점이면 불합격이라고 하는 규정을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시험에서 수학 점수를 높게 받으면 다른 과목은 고려할 필요가 없이 합격입니다. 모든 과목을 최상의 수준으로 출제하면 어느 과목이라도 뛰어나게 잘 하면 합격합니다. 심층면접으로 수준 높은 본고사를 대신하는 것은 더 좋은 방안입니다. (<<발상의 전환에서 창조의 결실까지>>라는 책을 써서 이 주장을 폈습니다.) 극단적인 대조가 되는 두 가운데 어느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까? 둘 다 좋은 안이어서 대학도 살리고 학문도 살립니다. IP Address : 175.126.5.39